[기자수첩] 백신접종 참여, 호소가 최선인가
[기자수첩] 백신접종 참여, 호소가 최선인가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05.09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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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기 좀 겁나는데. 주변 사람들도 안 맞는다 하고”

만70~74세 어르신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돼, 대상자가 된 부모님께 여쭤보니 접종을 주저하셨다. 불과 두 달 전 ‘순서가 되면 무조건 맞아야지. 언제 다시 차례가 돌아올지 모르는데…’라던 반응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후 혈전증, 마비증상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진 모양이다.

최근 40대 간호조무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이후 사지마비 증상을 보인 데 이어, 경기도와 전북에서도 50대 경찰관이 백신을 접종한 이후 마비증세가 나타났다고 신고했다.

중장년층인 4-50대에서 이 같은 사례가 나오자 젊은층은 물론, 65세 이상 고령층의 불안감이 높아진 것은 당연지사다.

이에 정부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훨씬 크다며 접종 동참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무엇보다 60대 이상의 예방접종은 고령층에서 감염을 줄이고, 감염시 중환자로 발전하거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이상 반응은 0.1% 정도이고, 발열·근육통 증상이 대부분”이라며 접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거듭된 해명과 호소에도 불구하고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는 양상이다.

이는 정부가 백신 문제에 있어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탓이다. 사실 백신과 관련해서는 초기 계약단계부터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된 지금까지 꾸준히 크고 작은 파열음이 있어왔다.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했고, 물량을 적기에 공급받기 위한 전략과 월별 공급 세부물량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불신을 키웠다.

특히,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났다는 사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과 부작용과의 인과성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국민의 실망감도 커졌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국가를 믿었지만 백신접종을 후회한다’는 글이 게재되고, 경찰 내부에서는 “정부 지침에 따라 백신을 맞아 부작용이 생겼을 경우 공무상 재해 인정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백신 부작용과 관련해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백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변이바이러스라는 위기요인이 존재하는 시점에서 유일한 돌파구는 백신이라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다만, 적극적인 접종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이 호소와 당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안전한 백신을 확보하고 빠른 물량 공급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더불어 부작용이 발생한 이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려는 자세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kny062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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