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戰⑧] '김이배 vs 정홍근' LCC 독자생존 경쟁
[CEO戰⑧] '김이배 vs 정홍근' LCC 독자생존 경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5.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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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재무통‧영업통으로 알려져…주특기 살린 회생에 방점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세상이 됐다. 기업은 이에 맞춰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동종 업종간 치열했던 경쟁을 넘어 이젠 이종 업종과도 싸워야 한다.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모든 기업이 경쟁자다. 이에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CEO戰’ 코너를 마련했다. 업종간, 사업간 지략 대결을 펼치고 있는 CEO들의 라이벌 경영전략을 풀어본다. <편집자 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왼쪽)와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오른쪽). [사진=각사]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왼쪽)와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오른쪽). [사진=각사]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와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향해 ‘독자생존’ 경쟁을 벌인다. 김 대표는 주특기인 재무 경력을 살려 ‘허리띠 졸라매기’에 방점을 찍는다. 정 대표는 재도약을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와 정 대표는 코로나19 위기를 버티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독자생존을 강구하고 있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통합 LCC’라는 장기 계획에 따라 분명한 미래가 정해졌다. 하지만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현재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스스로 통합 LCC에 맞선 미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현재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타 LCC와 같이 △국제 무착륙 관광비행 △노선 증편 등을 통한 국내선 활성화 △항공기나 시설을 활용한 각종 체험·이벤트 프로그램 마련 △화물기 운용 등을 하며 고정비 지출 최소화와 수익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이외 김 대표는 ‘허리띠 졸라매기’로, 정 대표는 ‘투자 확대’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각자가 선택한 경영 방침은 주특기를 강조한 코로나19 출구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제주항공 대표에 취임한 김 대표는 지난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기획관리실을 거쳐 전략경영팀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항공 분야 기획·재무 전문가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부터 티웨이항공을 이끈 정 대표는 1986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2009년 진에어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2013년 티웨이항공으로 자리를 옮긴 뒤 영업서비스 본부장을 역임한 영업 전문가로 알려졌다.

우선 김 대표는 제주항공이 LCC 중 가장 많은 항공기를 보유하는 등 운영 규모가 가장 커 규모를 축소하거나 운영비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달 28일 임직원에게 배포한 ‘최근 회사 내·외부 주요 이슈에 대한 고찰’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다른 LCC들보다 많은 항공기와 인력을 운영하다 보니 비슷한 사업 규모에도 우리 회사 고정비용이 타 LCC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비용 절감을 위한 여러 노력과 고통분담에 임직원 모두가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안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현재 42대의 항공기를 보유해 국내 LCC 중 가장 많은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44대와 비교하면 2대 감소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장거리 노선 개척을 위한 대형기에도 보수적인 입장을 보인다.

김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영상을 통해 “LCC의 사업모델은 단일 기종으로 단거리 노선에 집중해 효율성과 저비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기종 다양화에 따른 초기 투자와 Complexity Cost(복잡화에 따른 비용), 수익성 문제 등을 극복할 수 있을 역량을 확보한 후에야 대형기 도입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 대표는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위한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같은 행보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영업 극대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계약에 따라 내년 2월부터 5월까지 에어버스 ‘A330-300’ 총 3대의 항공기를 도입한다. 에어버스 A330-300 항공기는 기존 보잉 ‘737-800’ 항공기보다 항속거리가 6000킬로미터(㎞) 이상 늘어난 최대 1만1750㎞까지 운항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티웨이항공은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말레이시아 등 중장거리 도시 취항이 가능해진다.

이외에도 정 대표는 지난해 약 1600평 규모의 자체 승무원 훈련센터 건립하는 등 안전 분야에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창립 10주년을 맞아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회사의 유동성은 충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다”며 “주변 환경이 조금씩 개선될 때 새롭게 자금확충 방안을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