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엔 김용민, 뒤엔 윤호중… 송영길 '검찰개혁' 두고 불편한 동거
앞엔 김용민, 뒤엔 윤호중… 송영길 '검찰개혁' 두고 불편한 동거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5.0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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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파 모임 '처럼회' 모임 재개… 검찰개혁 향방 논의
송영길 "민생 우선" 공언에도… 제도 개혁 목소리 여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지도부가 6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지도부가 6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심과 개혁 사이 우선 순위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안에서 주도권 쟁탈전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비문 송영길 대표와 친문 최고위원회 간 불편한 동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내 강성파로 불리는 처럼회는 6일 모임을 재개하고, 향후 운영 방안과 검찰 구조·제도 개편 등 이른바 개혁 사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민주당 내 검찰개혁 특별위원회는 가동이 멈춘 상태다. 비상설 특위는 지도부와 임기를 같이 하기 때문에 전임 대표 체제에서 끝났고, 재가동 여부나 재편에 대해선 새 지도부의 판단이 있어야 한다.

김용민 최고위원 등 현 지도부는 비문 송영길 대표를 제외하면 모두 친문으로 분류된다. 송 대표는 부동산·백신에 방점을 찍겠다고 일찍이 공언했지만, 일부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안팎에선 여전히 개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개혁이 서로 다르지 않다"며 "검찰개혁 특위가 다시 신속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김 최고는 전날에도 '노무현 재단' 유시민 이사장을 기소한 검찰을 비판하면서 "하루빨리 검찰개혁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부각하기도 했다.

김 최고는 또 송 대표가 경상남도 봉하마을 방문 일정을 미루고 부동산·백신 현안 보고를 받았던 지난 4일에도 홀로 봉하마을을 참배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우선순위에 대한 의견 차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 해석도 있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문재인 정부 4주년 국정과제 평가 보고서를 통해 "개혁이 멈췄다"고 평가했고,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곧 국회에서 있을 예정이란 걸 감안하면 당 안에선 개혁 목소리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나아가 민주당 양대 수장으로 꼽히는 윤호중 원내대표도 강성 친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부는 검찰개혁을 두고 송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 간 혼선을 빚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송 대표의 경우 검찰개혁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과 백신 등 민생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같은 기치는 민생이 불안정한 데 맞물려 개혁 입법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4·7 재·보궐 선거 참패 요인으로 작용했단 인식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백혜련 최고위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검찰개혁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되는 민생과 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덧붙여 "백신과 부동산 문제가 전 국민적으로 심각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검찰개혁 문제도 다시 방향을 정하는 것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