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남성보다 여성에 더 큰 '일자리 위협'
코로나19, 남성보다 여성에 더 큰 '일자리 위협'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1.05.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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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취약 '비필수·고대면접촉 업무' 비중 커
학교·어린이집 폐쇄로 기혼 여성 육아부담 확대
성별 고용률 하락폭 차이. 여성 고용률 하락폭-남성 고용률 하락폭을 계산한 수치로, 양수이면 여성 고용률 하락폭이 더 큼. (자료=경제활동인구조사 기반 한은 고용분석팀 산출)
성별 고용률 하락폭 차이. 여성 고용률 하락폭-남성 고용률 하락폭을 계산한 수치로, 양수이면 여성 고용률 하락폭이 더 큼. (자료=경제활동인구조사 기반 한은 고용분석팀 산출)

코로나19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일자리 위협을 가져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보다 여성이 감염병에 취약한 '비필수·고대면 접촉'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고, 학교와 어린이집의 잇단 폐쇄로 기혼 여성들의 육아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오삼일 차장과 이종하 조사역은 'BOK(한국은행) 이슈노트 2021-8호'를 통해 코로나19와 여성 고용 간 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적인 경기 침체기에는 남성 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는 경향이 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여성 고용이 더 크게 악화했다.

오삼일 차장은 "성별 고용 충격 패턴의 변화는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팬데믹(범유행)에 의한 경기침체와 일반적인 경기침체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과거 경기침체기와 달리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여성 일자리 중 감염병에 취약한 비(非)필수직과 고(高)대면 접촉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 일자리 대비 높은 게 주된 이유였다.

방역대책으로 인해 학교와 어린이집이 폐쇄됨에 따라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제약받은 것도 원인이다. 

오 차장은 "일반적으로 육아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분담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육아부담이 상당 부분 여성에게 전가됐다"고 밝혔다.

실제, 팬데믹 이후 1년간(2020년 2월~2021년 3월) 30~45세 여성 취업자 수 감소 중 기혼여성 기여율은 95.4%에 달했으며, 미혼여성 기여율은 4.6%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런 기혼여성의 고용악화가 과거 경기침체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며, 자녀 수가 많은 경우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에 고용률이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단기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여성고용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상존한다고 봤다.

감염병 확산이 초래한 사회적 통념과 근로 조건에 대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여성 경제활동 참여 및 고용률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사라진 여성 일자리가 일정 부분 자동화로 대체되면 팬데믹 이전 고융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