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학 안 간 청년에 세계여행비 1000만원'… 野 "고민 좀 하자"
이재명 '대학 안 간 청년에 세계여행비 1000만원'… 野 "고민 좀 하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5.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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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사탕발림 공약 단위가 기본 1000만원"
윤희숙 "교육까지 포퓰리즘… 심각한 자기모순"
"세금 받고 대학 입학하면"… 여론도 비난 봇물
4일 오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정 교육감, 이헌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청장 등이 고졸 취업지원 기반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4일 오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정 교육감, 이헌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청장 등이 고졸 취업지원 기반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학을 안 가는 청년에게 세계 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하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 비난의 봇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 사탕발림 공약도 단위가 기본이 1000만원대"라며 "어느 순간에 허경영 씨를 초월할 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대학 안 간 분이 이 얘길 들으면서 모멸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고, 개탄할 분이 많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전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헌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과 가진 고등학교 졸업생 취업 지원 업무 협약을 마친 뒤 "실력에 따라 평가받지 않고 형식적인 학력 등을 가지고 차별하느냐가 청년과 관련된 제 고민"이라며 "4년 동안 기술을 쌓고 노력하면 대학 다닌 사람의 보상과 별반 다를 거 없거나 나을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우회로를 택하지 않을 것이다"고 내세웠다.

이어 "4년간 대학 다닌 것하고 4년간 세계 일주를 다닌 것 중 어떤 게 더 인생과 역량 개발에 도움이 될지 각자 원하는 대로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대학 미진학자에게 세계 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 싶다"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교육까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냐"며 "시대를 읽고 무거운 주제는 깊이 고민하자"고 강력 질타했다.

윤 의원은 "학력으로 임금차별을 하지 말자는 화두엔 적극 찬성하지만, 4년간 일한 사람과 4년간 대학 다닌 사람 보상이 같아야 한다는 이 지사의 구호 비슷한 발언은 심각한 자기 모순이거나 시대를 읽지 못하는 식견을 내비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또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해 4년 경력을 쌓아야 대학 졸업생과 보수가 같아진다면, 그게 바로 차별"이라며 "학력 차별 철폐를 외치면서 이런 예를 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 전체를 놓고 본 경우라면 더 심각하다"며 "대졸과 고졸 임금 차이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진 윤리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 나라 국가 전략의 핵심, 교육 수요와 공급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대졸자와 고졸자 간 보수 차이가 과하면 분배와 통합을 해치지만, 인적 투자를 권장하고 열정을 품게 하기 위해선 적어서도 안 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래서 대학 교육의 질과 접근성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는 지난 40여년간 선진국의 경제 성장과 분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며 "이 지사의 말대로면 대학원 석사의 보수는 대졸자와 단 2년 경력 만큼만, 박사는 5년 경력 만큼만 차이가 나야 하느냐"고 풍자했다.

윤 의원은 재차 "그렇게 쉽게 얘기할 주제가 아니다"라며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뼈아픈 반성이 필요한 무거운 주제인데, 대학 안 가는 사람에게 세계 여행용 1000만원처럼 선정적인 낚시를 할 때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터넷상에서도 이 지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에선 이 지사를 향해 '그럴 돈 있으면 의료진 월급이나 밀리지 말아라, 국민 세금만 뺏지 말고 국회의원 세비를 줄여서 재원을 확보하라, 절대 대통령 되면 안 된단 생각이 든다, 세금으로 정치하겠다고 대놓고 말하고 있다, 1000만원 받고 대학 입학하면 어떻게 할 건지 생각이 있는가' 등의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