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금호석화 대표이사 물러나…전문경영인 체제 강화
박찬구 회장, 금호석화 대표이사 물러나…전문경영인 체제 강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5.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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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성 사내이사 사임…고영훈 중앙연구소장·고영도 관리본부장 추가 선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를 비롯한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3월 조카 박철완 상무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제기된 회사 거버넌스 개편과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4일 이사회를 열고 박찬구 대표이사와 신우성 사내이사의 사임의사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박찬구 회장은 회사의 경영 기반이 견고해졌다고 판단하고 각 부문의 전문경영인들을 이사회에 진출시켜 경영에 참여할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견고한 경영 기반을 갖췄다고 판단한 근거는 지난 3월 경영권 분쟁의 승리와 함께 올해 1분기 실적 엿볼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8545억원, 영업이익 6125억원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미쓰이화학 등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에 계속 참여한다. 다만 앞으로 구체적인 역할이나 지위는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에서 논의·결정한다.

이사회는 이날 박찬구 대표이사·신우성 사내이사가 물러나면서 사내이사에 연구·개발(R&D) 부문 전문가인 고영훈 중앙연구소장(부사장), 재무·회계 부문 전문가인 고영도 관리본부장(전무)을 추가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금호석유화학이 4일 사내이사로 추가 선임한 고영훈 중앙연구소장(부사장, 왼쪽)과 고영도 관리본부장(전무, 오른쪽).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이 4일 사내이사로 추가 선임한 고영훈 중앙연구소장(부사장, 왼쪽)과 고영도 관리본부장(전무, 오른쪽). [사진=금호석유화학]

고영훈 소장은 프랑스 CNRS, UPS(University of Paul Sabatier)에서 유기금속 화학 연구 부문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에서 연구원으로 지내고 지난 1991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30년간 합성고무를 연구했다.

고영도 관리본부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0년 금호그룹 재무관리팀에 입사해 30여년간 재무·회계·구매·자금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이들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영업 부문 전문가 백종훈 대표이사와 함께 영업, 재무, R&D 3개 부문의 전문경영진으로서 이사회의 한 축을 담당한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의 전문·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7명을 선임한 바 있다.

사외이사는 이정미 전 헌번재판관, 황이석 서울대 경영대 교수,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신규 사내이사 선임 승인을 위해 다음 달 15일 임시 주총을 소집하고 관련 안건들에 대한 주주의 승인을 받는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결정에 대해 “이번 선임 예정인 전문경영인들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7명의 사외이사들과 협력해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거버넌스 전환은 최근에 강조되는 지속가능경영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