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4월 신용대출 잔액, 증시 활황에 '7조 급증'
5대 시중은행 4월 신용대출 잔액, 증시 활황에 '7조 급증'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5.0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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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증거금 몰린 'SKIET 공모주 청약' 수요 등 영향
5대 시중은행 월별 신용대출잔액 합계(단위:조원). (자료=각 은행)
5대 시중은행 월별 신용대출잔액 합계(단위:조원). (자료=각 은행)

지난달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7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국내 증시 활황 영향으로 SKIET 공모주 청약에 사상 최대 규모 증거금이 모이는 등 투자 목적 대출 수요가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4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 신용대출 잔액 합계는 142조2278억원이다. 이는 전월 대비 4.80%(6조8401억원) 증가한 규모다.

올해 들어 신용대출 잔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1월 135조2400억원을 시작으로, 2월 135조1844억원, 3월 135조3877억원으로 135조원 대에서 잔액이 움직였다.

시중은행은 지난달 신용대출 잔액이 갑자기 7조원 가까이 늘어난 데에는 지난달 SKIET 청약과 암호화폐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A 은행 관계자는 "최근 증시 활황으로 인해 관련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지난달 SKIET 공모주 청약 영향으로 신용대출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29일 진행된 SKIET 일반인 공모주 청약에는 증거금 총 80조9017억원이 모였다. 이는 작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카카오케임즈(58조5000억원)와 빅히트(58조4000억원)를 넘는 금액이다. 또, 지난 3월 가장 많은 증거금을 모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에 모았던 63조6198억원을 뛰어넘었다.

다만, SKIET 청약 열풍이 해소되면서 이달에는 신용대출 잔액이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B 은행 관계자는 "이달에 SKIET 공모주에 청약했던 증거금을 돌려받게 되면 신용대출 잔액 규모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암호화폐 가격 상승도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C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가 신고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이를 구매하기 위한 신용대출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7시 기준 비트코인은 7056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두 번째로 시총 규모가 큰 이더리움은 380만원에 거래됐다.

한편, 가계대출을 구성하는 대출 중 하나인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증가 폭이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483조8738억원으로 전월 480조1682억원보다 7056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3월 증가액인 3조424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요인이었던 이사 수요가 줄어들면서 증가세가 꺾였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