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윤석열 잠행… 국민의힘 거부감에 몸 둘 곳 물색
길어지는 윤석열 잠행… 국민의힘 거부감에 몸 둘 곳 물색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5.03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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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 "윤석열 대권 선호도 32%" 여전히 우위
국민의힘, 박근혜 탄핵 등에 여전히 '분노' 목소리
김종인 "색다른 선택"… 조해진, 독자 세력화 부정
(자료=리얼미터)
(자료=리얼미터)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월 중 대권 전면에 설 것이란 관측이 유력해지면서 국민의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정통보수를 뒤흔든 상흔이 여전히 남았단 점에서 윤 전 총장을 두고 내홍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측이 드리우고 있다. 

3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오마이뉴스 의뢰, 지난달 26~30일, 전국 성인 2578명 대상)를 보면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 선호도에서 윤 전 총장은 32%를 찍었다. 이어 이재명 경기도지사 23.8%,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9.0%,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5.0% 순이다.

이 지사는 한 달 만에 반등했고 윤 전 총장 선호도는 전주 대비 떨어졌지만, 여전히 오차범위 밖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윤 전 총장이 정중동 행보를 깨면 권력지향형 발걸음을 기다리는 지지자도 뭉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 응답률 5.5%,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윤 전 총장이 정권 교체 적임자로 꼽히는 동시에 야권에선 가시적으로 꼽을 만한 대권주자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직까지 수감 중인 데에는 윤 전 총장의 활약이 컸다는 점에서 여전히 국민의힘 안에선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적폐청산을 실제 실행한 행동대장 격은 사실 윤 전 총장 아니냐"며 "반드시 (사과하고) 전환 과정을 거치고 오는 게 정도"라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검사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서울경찰청장 출신이다.

이에 앞서선 부산 5선 원로 서병수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 당할 정도의 잘못을 했느냐"며 석방을 요구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탄핵에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도 적잖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나아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을 두고 맹비난을 쏟았다.

전신 자유한국당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윤 전 총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했을 땐 "야권 인사를 향한 강압적 수사와 압수수색으로 자신이 문재인의 사람을 몸소 보여줘 왔다"며 "청와대가 하명하면 검찰은 이에 맞춰 칼춤을 춰왔던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어 윤 전 총장 인사청문회 정국 당시엔 "서울중앙지검장에 검찰총장까지 윤 후보자의 파격 승진을 보며 검찰뿐 아니라 경찰과 법원까지 무슨 생각을 할까"라며 "승진에는 눈이 먼 사법 권력이 지난 정권 수사에만 올인(총력)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윤 전 총장을 질타하던 상황에서 그를 대권주자로 추대한다면 정통보수 공당의 면모가 실추할 것이란 우려도 당 안에서 나온다. 대통령이 되더라도 당과 소통은 미지수로 남을 것이란 평가다.

이같은 기류를 일련하면 국민의힘은 현재 직·간접적으로 윤 전 총장 검증에 나서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 것이란 기대가 큰 반면, 일각에선 독자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당 안에선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것이다.

윤 전 총장 거취를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이 대권 행보에 나설 경우 "이번에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겠다고 생각하면 아마 색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냥 종전에 일반 정치인이 추구하는 안이한 방식을 택한다면 어느 정당을 택하거나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이 언급한 '안이한 방식'은 국민의힘 입당, '색다른 선택'은 새로운 기반을 통한 세력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반대로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조해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을 지지하고 있는 민심이 후보 단일화를 절대 요건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단일 후보로서 현재는 윤 전 총장의 (당선)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보기 때문에 지지하는 것이지, 독자 출마를 희망하거나 기대해서 지지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독자 세력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