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블록체인 밥상' 우리가 차려보자
[기자수첩] '블록체인 밥상' 우리가 차려보자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1.05.02 2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술의 발달은 산업 발전 속도를 점점 높인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최근 산업의 강산은 불과 1~2년 만에도 변화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한 상황에서도 어떤 기업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오히려 성장 속도를 높이기도 한다. TV 판매 증가 영향으로 LG전자가 올해 1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올렸고, 삼성전자도 스마트폰·TV 부문 호조로 1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람들의 생활상이 다양해지면서 경제 충격도 산업과 기업을 골라서 온다. 이런 위기를 예측하고 대비하거나 유연성을 갖추고 대응하는 기업은 위기라는 녀석을 끌어내려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버린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발발과 이후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졌다. 감염병 범유행과 함께 비대면 기술 수요가 커지면서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인 블록체인의 활용 가능성도 커졌다. 여기에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유동성이 부동산·주식시장을 가득 채우고 가상자산 시장으로 넘쳐흘렀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한국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보다 많고, 가상자산을 대표하는 '비트코인' 한 종류의 하루(24시간) 거래액이 코스피 시장 전체 일일(6시간30분) 거래액보다 많다.

초등학생에게도 비트코인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됐지만,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들이 가상자산을 대하는 자세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가상자산과 화폐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앞으로 관련 산업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하는 것 같다.

업계가 스스로 나서서 규제해달라고 요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불법 행위만 하지 말라는 식으로 방치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 국민이 블록체인·가상자산과 연결된 삶을 살고 있다. 아직은 이 기술이 우리 생활 속에서 손에 잡히는 무언가로 드러나지 않지만, 거의 모든 산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블록체인, 가상자산과 연관성을 갖는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정부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산업의 큰 변화는 필연적으로 기존 산업 및 제도의 저항을 받는다. 이런 저항을 이겨내고 새로운 변화를 얼마나 유연하게 소화해 내느냐에 따라 미래 경쟁의 주도권을 잡느냐 마느냐가 정해진다.

블록체인, 가상자산 관련 산업이 알아서 제자리를 찾은 후 뒤늦게 숟가락을 얹으려 하지 말고, 세계 시장에서 팔릴 만한 메뉴를 고민해 업계와 함께 밥상을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

cdh4508@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