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유플러스, 미래 '스마트 항만' 엿보이다
[르포] LG유플러스, 미래 '스마트 항만' 엿보이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5.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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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만서 5G 컨테이너 크레인 시범운용
항내 물류 자동화 첫발, 스마트항구 구축포부
서재용 LG유플러스 상무가 지난달 29일 부산항에서 진행된 '5G 기반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 시연회'에서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아일보]
서재용 LG유플러스 상무가 지난달 29일 부산항에서 진행된 '5G 기반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 시연회'에서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아일보]

항구에 배가 들어오면 크레인 기사는 관제센터에서 원격조정으로 컨테이너를 야적장에 내린다. 내린 컨테이너는 이내 자율주행 트랙터에 실려 자동으로 운반된다. 항만 내 설치된 센서·카메라와 자율주행 드론은 이상 현상을 감지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LG유플러스가 꿈꾸는 미래 스마트 항만의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방문한 부산항에선 LG유플러스가 구축 중인 ‘5G 스마트항만’의 일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날 현장에선 5G(5세대 이동통신) 기반 크레인 원격제어 시범이 진행됐다. 기사가 크레인에 탑승하지 않고 관제센터에서 모니터와 콘솔을 통해 조정하는 방식이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 사업담당 상무는 이 자리에서 “거대한 목표에 한 발 뗀 것”이라고 소개했다.

LG유플러스의 스마트항만 청사진.[사진=신아일보]
LG유플러스의 스마트항만 청사진.[사진=신아일보]

LG유플러스가 크레인 원격제어를 시작한 건 크레인 기사들의 열악한 업무환경을 개선하고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크레인 기사들은 하루 8시간씩 25미터(m) 상공에 올라 컨테이너를 옮긴다. 아래를 내려다 봐야해 목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을 달고 산다.

반면 원격제어를 도입하면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를 통해 컨테이너를 운반할 수 있다. 각종 감지센서로 제어를 지원하고 기사가 없을 땐 야적장 내 컨테이너 적재를 스스로 최적화 한다. 특히 직접 조정 시 제한된 시야로 컨테이너를 3단만 적재 가능했다면 원격제어로는 4단 이상 적재 가능하다. 이에 싱가포르, 로테르담 등 선진항만의 컨테이너 터미널들도 자동화 시스템을 적극 구축하고 있다.

서 상무는 “크레인을 자율로 움직일 수 있게 하더라도 20~30%는 수동으로 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4대 크레인을 한 사람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람을 기술로 대체한다고 말하는 건 지양해달라”며 “그보다 열악한 환경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관제실에 설치된 5G 크레인 원격제어 콘솔.[사진=신아일보]
관제실에 설치된 5G 크레인 원격제어 콘솔.[사진=신아일보]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해선 5G가 필수다. 고화질 현장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지연 없이 관제센터에 전송하고 명령을 반영해야 되기 때문이다. 물론 유선망도 이론상 가능하지만 케이블 공사가 필요해 터미널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에 반해 5G 방식은 크레인 주변에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하고 무선 기지국만 세우면 된다.

특히 LG유플러스는 5G 기반에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을 적용해 4G LTE(롱텀에볼루션) 방식 대비 영상전송 시간을 약 84% 단축했다. 이 솔루션은 초고용량 영상을 최대한 압축시켜 전송한다. LG유플러스는 작년 벤처기업 쿠오핀에 지분투자를 통해 이 솔루션을 확보했다.

부산항만에 LG유플러스 5G 원격제어 솔루션이 적용된 컨테이너 크레인.[사진=신아일보]
부산항만에 LG유플러스 5G 원격제어 솔루션이 적용된 컨테이너 크레인.[사진=신아일보]

LG유플러스는 5G 기반 크레인 원격제어를 부산항 외 광양항 등에도 확대 적용하고 연내 상용화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물류와 건설 부문으로 자동화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서 상무는 “택배상자는 정형화되지 않아 자동화 기술적용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안에 광양항과 신선대에 크레인 서비스와 물류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건설현장서도 얘기 중”이라며 “LH에서 진행하는 세종시 공단에서 포크레인 등 원격제어 기술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