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 실업률 20년 내 최고…"코로나보다 추세적 영향 더 커"
작년 한국 실업률 20년 내 최고…"코로나보다 추세적 영향 더 커"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1.05.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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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상황보다 '인구구조·고용제도' 등이 큰 흐름 주도
한국 실업률 추이. (자료=한은)
한국 실업률 추이(단위:%). (자료=한은)

작년 우리나라 실업률이 최근 2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온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보다 인구구조나 고용제도 등에 따른 추세적 영향이 실업률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김병국 차장과 윤민정 조사역이 작성한 '고용상태 간 노동이동 분석을 통한 실업률 분해'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국 실업률은 평균 4.0%로 지난 2001년 이후 연평균 수치가 가장 높다.

작년에는 전 세계적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많았고, 이에 따라 자연히 고용상황도 악화했다.

다만, 보고서는 최근 나타난 높은 수준 실업률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적 요인 외에 2005년 이후 이어진 실업률의 추세적 상승 영향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 고용분석팀 분석 결과 작년 한국 평균 실업률 4.0% 중 추세 부분이 3.9%에 달했다. 이는 과거 고실업률 시기인 2005년 및 2010년의 추세 실업률보다 각각 0.5%p와 0.3%p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실업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와의 공행성(co-movement)이 약화하면서 경기판단지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실업률은 2012년 전후 경기 침체기에 하락하고, 이후 이어진 경기 상승기에 상승하는 등 일반적 고용지표 움직임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김병국 차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인구구조 및 고용제도 등 경기 변동과 상관없는 추세적 구조 변화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 차장은 "이런 구조 변화로 인해 2013년부터 실업률이 추세적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이 더해지면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과 윤민정 조사역은 이런 현상과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개별 노동자 고용상태를 취업과 실업, 비경제활동(이하 비경활)으로 구분한 뒤 각 고용상태 간 노동이동 및 전환율로 노동시장 내 미시적 움직임을 파악했다.

분석 결과 과거 경기 침체기에는 대체로 취업·비경활로부터 실업으로 유입이 상승했지만, 2012년 침체기에는 이런 흐름이 오히려 큰 폭으로 축소됐다.

실업에서 취업 및 비경활로의 유출은 2012년 이전에 대체로 경기와 동행하는 모습이었지만, 이후에는 다소 경기역행적으로 전환했다. 취업과 비경활 간 이동도 과거와 달리 경기 상승기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