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진석 추기경 장례미사 명동성당서 봉헌
故정진석 추기경 장례미사 명동성당서 봉헌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5.0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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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사제 등 참석…염수정 추기경, 끝내 울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故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명동성당에서 봉헌됐다. 정 추기경은 지난달 27일 노환(90세)으로 별세했다.

1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이날 명동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정 추기경의 장례미사를 거행했다.

제단에는 정 추기경의 환한 미소가 담긴 영정이 자리했고 제대 양쪽에는 정 추기경이 생전 사목표어로 삼았던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적은 펼침 막이 놓여졌다.

장례미사 강론자로 나선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과 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편안한 안식을 기원했다.

염 추기경은 “교회의 큰 사제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큰 어른을 떠나보낸다는 것은 참 슬프고 어렵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셨을 때 의지하고 기댈 분이 없어 허전하다고 했던 정 추기경 말씀을 이제 저도 깊이 동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선종하셨을 때도 언급했으나 김수환 추기경이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면 정 추기경은 교회와 사제 여러분에게 어머니 같은 분이었다. 겉 모습은 근엄하고 박력있는 그런 모습이지만 이면에는 부드럽고 온유하고 넓은 아량과 사랑을 지니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장례미사를 진행하던 염 추기경은 끝내 고인의 생전 모습을 언급하다 복받쳐 오르는 감정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염 추기경은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모든 것을 버릴 때,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역설을 당신의 삶으로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신 분”이라며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하느님 뜻인지 알려주셨다”고 회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염 추기경에게 보낸 ‘애도 서한’을 통해 정 추기경의 선종을 위로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애도 서한을 대독하며 “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을 느낍니다. 서울대교구의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평신도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의 말씀을 전합니다. 기도로 함께할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추모했다.

이날 장례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성당 내 전체 좌석 수의 20% 수준(250명)만 참석했다.

이에 따라 정 추기경의 유가족을 비롯한 원로‧동료 사제, 내빈들은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성당 장의자에 앉았다.

교회는 성당을 찾은 일반 신자들을 위해 성당 옆 영성센터에 대형 스크린을 마련해 정 추기경의 마지막을 함께 하도록 했다.

정 추기경은 장례미사가 엄수된 후 경기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묘역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 성직자 묘역에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과 김옥균 주교의 묘소가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