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늪에 빠진 TV홈쇼핑, 모바일서 활로 찾는다
유료방송 늪에 빠진 TV홈쇼핑, 모바일서 활로 찾는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4.2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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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송출수수료 39% 상승…탈TV 가속, 소비자 후생↓
송출수수료 상한선 법제화 등 해결방안 마련 지속 촉구
허민호 대표가 새롭게 출범하는 CJ온스타일의 라이브커머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미지=CJ오쇼핑]
허민호 대표가 새롭게 출범하는 CJ온스타일의 라이브커머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미지=CJ오쇼핑]

TV홈쇼핑업계가 모바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배경을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V홈쇼핑업계는 그간 높은 송출수수료가 발목을 붙잡는다는 이유로 상한제 등 해결방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V홈쇼핑업체들은 유료방송시장에서 모바일 시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집계한 국내 7개 홈쇼핑업체의 방송 취급고 비중은 2016년 50.8%에서 2017년 48.9%, 2018년 47.0%, 2019년 46.3% 등 하락세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라이브커머스 등 디지털 매출 비중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면 홈쇼핑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송출수수료는 최근 5년 사이 연평균 39.1% 상승해 2019년 기준 1조8394억원에 달했다. 같은 해 홈쇼핑 방송사업 매출은 3조7111억원이었다. 홈쇼핑업체들은 매출의 절반가량을 송출수수료로 지급해온 셈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송출수수료가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의 50% 이상을 송출수수료로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높은 송출수수료가 홈쇼핑업체들의 모바일 중심의 사업재편 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실제 CJ오쇼핑은 다음달 10일 출범하는 ‘CJ온스타일’의 사업 기반을 TV홈쇼핑에서 모바일로 옮기고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에서 모바일로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가 옮겨가는 가운데 높은 송출수수료가 TV홈쇼핑의 경쟁력을 더욱 떨어트리고 있다”며 “지나치게 높은 송출수수료가 TV홈쇼핑사의 사업 의지를 꺾고 ‘탈TV화’를 가속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요즘 모바일 상품·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있지만 방송사들에 내야하는 송출수수료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며 “그 비용을 차라리 상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에 투입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고 주장했다.

한편에선 TV홈쇼핑 편성의 약 70%가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높은 송출수수료는 중소기업의 시장 진출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높은 송출수수료는 허들로 작용해 중소기업의 시장진출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진행된 홈쇼핑 송출수수료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송출수수료의 급등은 홈쇼핑업계의 판매수수료 인상을 촉발한다. 결국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환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대한 합리적 개선방안 도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4일 IPTV(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SO(종합 유선방송)·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가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정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한도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이에 대해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TV홈쇼핑 성장 속도에 비해 송출수수료는 매년 과도하게 인상돼 부담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 판매수수료를 높이는 요인으로 송출수수료가 꼽히고 있는 만큼 상한선 법제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