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발 소비위축, 보복소비로 이어질 것"
한은 "코로나발 소비위축, 보복소비로 이어질 것"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4.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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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보다 소비 더 줄어…감염병 둔화 시 폭발적 회복 가능
주요 부문별 소비지출전망 CSI(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전망). (자료=한은)
주요 부문별 소비지출전망 CSI(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전망). (자료=한은)

코로나19 사태로 늘어난 우리나라 가계 저축이 펜트업 소비(보복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펜트업 소비란 경기침체기 중 소득 불확실성 증대 및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미뤄졌던 소비가 경기회복기에 되살아나는 현상을 뜻한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보건위기라는 점에서 과거 위기와 달리 경기 부진 정도에 비해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작년 국내 실질 GDP(국내총생산)가 전년 대비 1.0% 감소하는 동안 실질 민간소비는 4.9%나 줄었다. 

감염병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조치가 대면서비스와  준내구재 소비를 제약하고 해외여행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민간소비는 코로나19 확산 진정 및 재정지원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또 이번 위기로 인한 펜트업 소비(보복 소비)도 소비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경제활동 제약으로 인한 소비 감소분은 연간 민간소비의 약 4%p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향후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면서 펜트업 소비로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미국에서도 지난 1980년대 후반 저축대부조합 위기 등 경제위기를 전후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가 빠르게 되살아나는 펜트업 소비가 발생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소득 불확실성 감소 및 소비의 감염병 확산에 대한 민감도 약화 등이 펜트업 소비 재개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가계의 소득‧고용 여건이 개선될 경우 가계가 체감하는 미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져 억눌렸던 소비가 되살아날 수 있고, 최근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확대되는 등 대외여건이 개선된 가운데 코로나19 위기 이전 대비 취업자수 감소폭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또 코로나19 확산세 및 방역조치가 지속되고 있지만 위기 초기에 비해 경제활동 및 심리의 위축 정도도 약화됐다.

반면, 내구재 소비의 추가 확대 모멘텀 약화 가능성과 고소득층의 저축 증가, 가계저축률 상승 가능성 등은 펜트업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위기시 이례적으로 증가한 내구재 소비가 최근 장기추세를 상당폭 웃돌고 있어, 추가로 빠르게 늘어나는 모멘텀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 작년 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가계저축이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이번 위기를 계기로 가계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려는 경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펜트업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펜트업 소비가 점차 현실화되겠으나, 이번 위기가 전례없는 보건위기라는 점에서 펜트업 소비의 전개양상에는 감염병 확산과 백신 보급이 주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