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관행 깬 국민의힘… 대선 승리 위해 '러닝메이트제' 폐지
15년 관행 깬 국민의힘… 대선 승리 위해 '러닝메이트제' 폐지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22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힘, 전국위·상임전국위서 정책위의장 분리선출안 처리
주호영 "대선서 수권 야당 돼야… 文 정부 포퓰리즘 거둘 것"
국민의힘 정우택 전국위원회 의장(왼쪽두번째)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우택 전국위원회 의장(왼쪽두번째)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2일 한나라당 시절부터 15년 동안 유지했던 원내대표와 정책위원회 의장 '러닝메이트(동반출마)' 당선 제도를 폐지했다. 지역·계파 안배를 고려한 정치공학 요소를 버리고 당대표 임명제 선임으로 정책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1차 비대면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헌 55·66조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당헌 55조 2항의 1은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을 선출한다'고 명시한다. 또 68조 3항에선 '정책위의장은 의총에서 원내대표와 동반출마 당선제로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회의에서 55조 2항의 1 '의총에서 정책위의장을 선출한다' 문구를 삭제하고, 68조 3항을 '정책위의장은 당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의총의 추인을 받아 임명한다'고 개정했다.

정책위의장은 의총 산하 정책위원회를 대표하는 원내 지도부 핵심 직책이다. 통상 정당 3대 요직으로는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포함해 정책위의장이나 사무총장이 꼽힌다.

정책위의장은 △당 정책 연구·심의·입안 △정부 정책 검토·대안 제시 △법률안·예산안 검토 △의원 입법안 연구·심의 등을 총괄한다. 고도의 정책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임에도, 러닝메이트 체제에선 정치적 요소가 더 많이 고려된단 지적이 있었다.

정통보수 공당보다 러닝메이트제를 먼저 활용했던 진영은 진보권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신 민주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끌던 열린우리당에서 러닝메이트제가 활발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정책위의장을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선출했다가 2004년 17대 총선 당선자 총회에서 당대표가 정책위의장을 임명하도록 규정을 바꾼 바 있다. 이후 2005년 11월 17일 당원대표자대회를 열고 대통령 선거 선출 1년 6개월 전 당권-대권 분리와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을 추인하면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제 도입도 함께 처리했다.

민주당은 2017년 러닝메이트제를 폐기하고, 당대표가 정책위의장을 임명하는 것으로 선출 방식을 변경했지만, 국민의힘에선 지난 16일 의총에서야 러닝메이트제를 폐지하고 정책위의장을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협의해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번 전국위 자리에서 "15년째 러닝메이트제로 뽑아오면서 장점도 있지만, 또 아쉬움도 있단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에 정책위의장을 분리해 선출하는 안을 의총에서 80%가 넘는 압도적인 다수로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명실상부한 수권 야당으로서 당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민생에 앞장서는 정당,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정당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당의 재정비라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당의 이념적 외연을 확장하고 철학적 지평도 넓혀가야 할 것"이라며 "진영과 경계를 넘어 정책의 유연성도 확보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생을 간절히 보살피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는 따뜻한 정책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과 미래 세대에게 희망이 되는 정당으로 새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부각했다.

주 대행은 덧붙여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정책 실패에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있어서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드리는 대안 정당, 수권 정당으로서의 우리 국민의힘의 책임이 더욱더 무거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장밋빛 환상만 심어놓는 문재인 정권의 정책적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국정을 실험의 장으로 만들어버리는 위험천만한 정책적 모험주의를 모두 걷어내고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정책 정당으로 역량을 모을 기회"라고 피력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