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주호영 "협치" 한목소리… 사실상 '내 말 들어라'
윤호중·주호영 "협치" 한목소리… 사실상 '내 말 들어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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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지난 1년 국민 바란 국회상 아냐… 협치 이끌어야"
윤호중 "국민 어려움 더는 국회 됐으면… 협력해 방역하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을 예방,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을 예방,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7 재·보궐 선거 후 원내 1·2당을 재정비 중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결이 다른 '협치'를 내세우면서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윤 신임 원내대표와의 접견 자리에서 "(21대 국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국민이 바라는 국회상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다수결만 원리가 아니고 관용도 있어야 성숙한 민주주의라는 걸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여당의 원 구성과 입법 독주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와 윤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7주기 추모식에서 마주친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면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퇴임을 앞둔 주 원내대표는 이번 회동에서 "정치는 기본적으로 가치 투쟁이고 싸움이지만, 국민 통합과 여야 협치 같은 게 국가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향후 1년 국회를 협치와 통합, 관용으로 이끌어주십사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한 해 동안 국회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여야 간 싸울 땐 싸웠지만 협력할 땐 협력하면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주 원내대표의 지도력 때문이었고, 품 넓게 여당을 포용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덧붙여 "앞으로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가 누구일지 모르겠으나, 바라건데 주 원내대표가 계속 당을 지도해줘서 여야 관계가 원만하게, 협력 속에 이뤄지도록 노력해주면 어떨까 희망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은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가장 먼저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국회가 되면 좋겠다"고 부각했다. 

이같은 발언은 야당이 여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국정운영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을 비꼰 것으로 읽힌다.

윤 원내대표는 또 "이번 재보선 결과를 받아들이며, 국민의 명령은 민생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자세라면 여야 관계에서 큰 어려움 없이 함께 협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세웠다. 

그러면서 "지난해 K(한국형)-방역을 통해 방역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면, 올해는 여야가 함께 협력해 국회가 앞장서 방역·면역 선진국 만드는 데 역할을 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회동한 두 원내대표는 현재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기도 하다. 두 수장이 협치를 강조한 만큼 이번 자리에선 원 구성 재협상 기대도 나왔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 원내대표는 예방 후 "주 원내대표의 인품에 푹 빠졌다 나왔다"면서도 야당과의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에 대해선 "1기 원내 지도부의 협상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계속했고, 그 말로 대신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