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테타 장기화…국내 건설사 피해 '우려'
미얀마 쿠테타 장기화…국내 건설사 피해 '우려'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4.2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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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GS건설 사업 중지...현지 인력 철수도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 조감도. (자료=GS건설)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 조감도. (자료=GS건설)

군부 쿠데타 이후 유혈사태가 지속되는 등 미얀마 현지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수행 중인 프로젝트 현장들도 대부분 멈춰섰다. 각사들은 파견된 직원들을 철수시키거나 안전한 장소에 대기시키면서 현지 상황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공사 지연으로 인한 기업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에서 현대건설과 GS건설, 계룡건설산업 등 32개 국내 건설업체와 공공기관이 총 56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미얀마는 지난 2월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군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강경 진압하고 있다. 수도 네피도와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서 700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유혈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지에서 공사 중인 국내 건설업체들도 공사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2019년 3월부터 양곤 지역에서 '우정의 다리' 공사를 진행 중인 GS건설은 이달 초 신한은행 양곤지점 현지인 직원 피격 사건 이후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이 공사에 자금을 대고 있는 수출입은행이 지원 중단을 결정하면 현지에 파견된 직원들을 철수시킬 방침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장 사무실이 시위 지역과는 거리가 있어 아직 큰 위험은 없다.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수행 중인 '미얀마 500kV 페이즈 1 변전소 공사'와 '미얀마 양곤 지역 230kV 변전 공사' 등 2개 공사를 모두 중단하고, 현지 파견 인력을 모두 철수시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지 파견 인력들은 이달 첫째 주 모두 국내로 복귀했다"며 "현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한 후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KMIC) 1단계 조성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룡건설산업은 현지 정국 불안으로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발주처와 협의를 위해 지난달 출국한 직원 2명은 현지에서 체류 중이나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얀마 유혈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사 중단으로 인한 국내 건설업체들의 부담은 점차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는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해도 공사비는 계속 들어가는 구조라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지난 1981년 미얀마에 첫 진출한 이래, 현재까지 총 131건, 31억6955만7000달러(한화 약 3조5467억원) 수주고를 기록하고 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