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러닝메이트제 폐지… 원내외 수장이 정책위의장 임명
국민의힘, 러닝메이트제 폐지… 원내외 수장이 정책위의장 임명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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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책위의장 당대표 임명직 전환' 당헌·당규 개정
전문성보다 지역·계파 안배 논란… 17년 만에 제자리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왼족)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왼족)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2일 원내대표와 정책위원회 의장 '러닝메이트(동반출마)' 제도를 폐지하고, 당대표가 임명하는 형식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9시 상임전국위원회와 오전 11시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책위의장 당대표 임명직 전환' 안건을 의결한다.

상임전국위에선 정책위의장을 당대표가 임명하게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작성하고, 이어 열리는 전국위에서 이 개정안을 가결해 확정시킬 방침이다.

현행 국민의힘 당헌은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동반출마 당선제'로 선출한다'고 명시한다.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 산하 정책위원회를 대표하는 원내지도부 핵심 직책이다. 통상 정당 3대 요직을 꼽으면 당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나 사무총장이다.

정책위의장은 △당 정책 연구·심의·입안 △정부 정책 검토·대안 제시 △법률안·예산안 검토 △의원 입법안 연구·심의 등을 총괄한다.

고도의 정책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임에도, 러닝메이트 체제에선 계파·지역 안배 등 정치적 요소가 더 많이 고려된단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도 원내대표 후보가 정책위의장 후보를 정할 때 계파나 출신 지역 등을 고려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의원을 낙점하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러닝메이트제를 폐지하고 정책위의장을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협의해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치공학 요소 버리고 임명제로 선임하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에 러닝메이트제를 폐지하면 지난 2005년 한나라당 시절 도입한 후 16년 만이다. 또 당대표 임명제는 2004년 이후 17년 만에 재도입이 된다.

당초 정통보수 공당에선 정책위의장을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선출했다. 하지만 2004년 5월 12일 한나라당은 17대 총선 당선자 총회를 열고 기존 정책위의장 선출 방안을 당대표가 임명하도록 바꾼 바 있다.

이후 2005년 11월 17일 당원대표자대회를 열고 대통령 선거 선출 1년 6개월 전 당권-대권 분리와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을 추인하면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제 도입도 함께 처리했다. 

러닝메이트제를 사실상 처음 도입한 건 진보 진영이다. 민주당은 2003년 2월 당 개혁특별위원회에서 원내대표를 정책위의장과 러닝메이트로 의원총회에서 선출하기로 결론낸 바 있다.

진보 진영에서 러닝메이트제 폐지는 2004년 5월 열린우리당에서 나왔다. 노무현 정부 2기 내각 후 정책위의장을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가 아니라 독자 경선을 통해 선출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은 러닝메이트제를 폐기하고, 당대표가 정책위의장을 임명하는 식으로 변경했다.

국민의힘이 제도 변경 면에서 민주당보다 계속해서 늦은 감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에선 러닝메이트제 폐지로 자강론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