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美와 백신 스와프 협의… 日 오염수는 사법 대응 검토"
정의용 "美와 백신 스와프 협의… 日 오염수는 사법 대응 검토"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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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분야도 동맹관계 우선… 미중갈등·쿼드참여 연관 없어"
오염수 관련 "투명한 정보 공개 촉구"… 여야 일제히 '의구심'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결정 관련 긴급현안 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결정 관련 긴급현안 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0일 미국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스와프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제가 지난해 말 한미 백신 파트너십(협력)에 기반한 스와프를 제안한 걸 아느냐' 묻자 "알고 있다"며 "미국 측과도 협의했다"고 답했다.

정 장관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측과 코로나19 백신 스와프를 논의 중이고, 지난 17~18일 존 케미 미국 대통령 기후특별대사가 왔을 때도 이 문제를 집중 상의했다.

케리 특사는 앞서 기후변화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4~17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후 곧바로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정 장관은 케리 특사와 만찬을 진행했다.

정 장관은 또 박 의원이 '정부의 미국-중국 간 전략적 모호성 유지가 백신 외교에 장애가 될 수 있다'며 '미국 주도의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백신 협력을 받을 수 있겠느냐' 우려를 표하자 "백신 분야 협력에서도 동맹관계가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지만, 미중 간 갈등과 쿼드 참여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도 백신 문제는 정치·외교적 (사안을) 디커플링(탈동조화)하는 게 원칙"이라며 "미국과 백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장관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직접 챙기고 있다"며 "(다음달 하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까지 (미국과의 백신 협력에 관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계속 촉구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국제분쟁 해결 절차 회부 등 사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미국의 일본 옹호 기류에 대해선 "우리와 (생각이) 몇 가지 다른 점에 대해서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며 "현재 저희가 파악하고 있기로 긍정적 반응을 보인 나라는 미국뿐"이라고 피력했다.

입법부는 일제히 정부 측 대응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요구 사항을 명확하게 밝혔어야 한다"며 "이미 방류 결정을 했는데, (일본이) 우리와 사전 협의를 했느냐"고 비판했다. 덧붙여 "결과적으로 성과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며 "미국과 IAEA(국제원자력기구) 설득 노력이 있었는가,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도 과연 실효성이 있느냐"고 부각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문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국제사법기관에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막겠다는 의미인데 장관의 말씀은 (대통령의 지시와) 결이 다르다"고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