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1년 반 남은 '민영화 로드맵' 힘 보태기…주가 부양 총력
우리금융, 1년 반 남은 '민영화 로드맵' 힘 보태기…주가 부양 총력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4.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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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위, 예보 보유 지분 15% 내년 말까지 2~3차례 나눠 매각 추진
원활한 계획 실행 지원 위해 우리금융 차원 내실화·몸집 확대 노력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서울시 중구 우리금융그룹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우리금융지주가 민영화 로드맵 완료 시점을 1년 반가량 남기고, 주가 부양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은 15%로, 내년 말까지 2~3차례에 걸쳐 완전히 처분한다는 게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주식 가치를 올리기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 자회사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 중이며, 수익성 개선을 통한 건전성 확보와 내실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국가 투입자금을 관리하는 공적자금위원회는 우리금융 주가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한 주가에 못 미치더라도 금융산업 발전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매각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에 따르면, 예보는 보유 중이던 우리금융 지분 17.25% 중 2%를 지난 9일 매각해 공적자금 1493억원을 회수했다.

이번 매각은 국가 투입자금을 관리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가 지난 2019년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로드맵' 발표 후 처음 이뤄졌다.

로드맵은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내년 말까지 완전히 매각해 민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드맵에는 예보가 작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2~3차례에 걸쳐 우리금융 지분을 최대 10%씩 분산 매각하는 내용이 담겼다. 예보는 로드맵에 따라 작년부터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이제서야 첫 매각을 진행하게 됐다.

◇ 자사주 매입부터 해외투자자 유치까지

우리금융지주는 완전 민영화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주가 부양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가가 올라야 예보의 주식 처분이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경영진은 지난 1월 우리금융지주 주식 약 7만5000주를 매입했다. 우리금융 임원 12명이 각각 2000주를 매입했고, 그룹 자회사 대표와 경영진도 주식 매입에 참여했다. 작년 8월에는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 주요 자회사 대표, 임원이 우리금융지주 주식 총 8만주를 사들인 바 있다.

우리금융은 완전한 지주사 모습을 갖추기 위해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우리금융 지주사가 재출범했지만, 다른 금융지주들처럼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확장을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합병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며 "매물이 나온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인수하겠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개선을 통한 안정적인 재무 관리와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여신 건전성 강화와 비용 절감을 통한 조직 효율화가 그룹의 내실 다지기와 주가 부양의 기본이 된다는 판단이다. 지난달 7일에는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ESG채권 인증'을 획득했으며, 2000억원 규모 ESG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세계적으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투자자들도 기업의 ESG 활동에 관심을 보인다"며 "해외투자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ESG 활동을 진행하고,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 예보 사옥.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중구 예보 사옥. (사진=신아일보DB)

◇ 공자위 "금융산업 발전 등 고려해 매각 결정"

예보는 이번 매각으로 우리금융 지분 2%를 덜어냈지만, 지분율 15.25%로 여전히 우리금융 1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어 국민연금공단(9.88%)과 우리은행우리사주(8.44%) 순으로 지분율이 높다.

공자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우리금융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 등 3대 원칙을 기준으로 매각 시점을 결정하고 있다"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외에도 금융산업에 도움이 되는 시점을 판단해 추가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보가 우리금융지주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12조8000억원으로, 이번 매각을 통해 회수한 1490여억원을 포함해 총 11조4000여억원(회수율 89.1%)을 회수했다. 예보가 나머지 지분을 매각해 공적자금을 손해 없이 회수하려면 우리금융 주가는 1만2300원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예보는 1만300원대에서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진행했다.

공자위 관계자는 "이번 매각이 공적자금을 회수하는데 있어 적정 주가에 조금 못 미치긴 하지만,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완전 민영화를 위한 3대 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각을 결정했다"며 "우리금융 민영화와 금융산업 발전 등에 필요하다면, 공자위 위원들이 회의를 통해 추가 매각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업계는 우리금융지주 주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증권사 17곳이 제시한 우리금융지주 목표 주가는 1만3100원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NIM(순이자마진) 이익 민감도가 높아 기준금리 동결과 시장금리 상승이 지속된다면 이익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또, 비은행 부문 자회사 확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