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를 수 있다"…증권사, 코스피 전망 '일제히 상향'
"더 오를 수 있다"…증권사, 코스피 전망 '일제히 상향'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4.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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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수목표 상단 기존 3000 전후서 3600선으로 높이기도
물가·금리 상승 압력 부담에도 '기업 실적 개선 기대' 더 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작년에 제시한 올해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최근 들어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작년에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코스피 목표 상단은 3000 전후였지만, 이를 3600선까지 높인 증권사도 나왔다. 경제 회복 과정에서 물가와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게 지속해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향 기대가 더 크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올해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3630으로 제시했다. 이는 작년에 이 회사가 제시한 목표치 3080보다 550p 높은 것으로,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15.1배를 반영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다. PER이 높다는 것은 주당순이익에 비해 주식가격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PER이 낮다는 것은 주당순이익에 비해 주식가격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13.82배로, 이는 올해 고점일 때 PER 15.73배(1월25일)보다 낮다.

코로나19 이전 11배에 머물던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가 올해 초 15배까지 오르면서 증시 과열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올해 기준으로 △미국(23.7배) △일본(23배) △중국(18.4배) △독일(21.9배) 등 G20 회원국 및 우리나라와 유사한 경제구조를 가진 대만(20.5배) 등과 비교하면 저평가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와 금리 상승 압력이 부담으로 이어질 순 있겠지만 과거 대비 금리 수준이 여전히 낮고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권역에 위치해 있어 급격히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우려는 낮다고 본다"며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 상향 조정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일정 부분 고밸류에이션을 지지하는 변수"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예상 코스피 밴드를 작년 전망치 2620~3100에서 올해 들어 2620~3550으로 수정했다. 12개월 선행 PER 16배를 반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버블 우려가 존재하지만, 통화 긴축 신호가 없는 한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작년부터 한국 시장에서는 소프트웨어·헬스케어 등 고(高) PER 종목이 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2000년 이후 미국의 PER 평균이 16배 수준인데, 한국 증시가 이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한국 시장에는 고 PER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많이 포진해 있다. 5년 전인 2016년에는 한국전력(7.72배)과 삼성생명(11.8배), 현대모비스(19.03배) 등 상대적으로 PER이 낮은 종목들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있었다면, 현재는 네이버(64.21배)와 삼성바이오로직스(228.17배), 카카오(335.21배), 셀트리온(82.86배) 등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KB증권도 올해 예상 코스피 밴드를 작년 2750~2950에서 올해 3200~3300으로 높여 잡았고, NH투자증권은 이 수치를 작년 2250~2800에서 올해 2950~3400으로 수정했다. 

한편, 지난 16일 코스피는 3198.62로 장을 마쳤다. 증권가가 수정 제시한 코스피 상단보다 8~11%가량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 조정을 통해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물가 상승 우려와 금리 상승 우려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증시에 반영되면서 증시는 조정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코스피 3000 하회가 여러 번 나타났음에도 증시는 다시 완만한 반등을 거듭하며 선방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반등 국면에서 밸류에이션 논쟁은 꾸준할 테지만, 최근 이익 전망치 상향이 지속하면서 이에 대한 부담도 상당 부분 완화됐다"며 "증시는 횡보 국면을 통과하며 상승 여력을 축적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3월 외국인은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회수 우려와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한국 주식을 매도했지만, 이들 변수가 금융시장의 악재로 작용하는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 수출 개선세와 코스피 이익 전망치 상향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