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반나절 동안의 대폭 '쇄신'… 당대표만 남았다
당정청, 반나절 동안의 대폭 '쇄신'… 당대표만 남았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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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사실상 마지막 개각 단행… 참모진도 대거 교체
같은 날 민주당은 원내대표 추대… 5월 당대표 선출만 남아
당청 '온건파', 여당 '강경파' 조합… 후반기 '민심·방역' 방점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16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임시 사무실이 마련된 금융연수원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건물 밖으로 나와 소감을 밝히기 위해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16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임시 사무실이 마련된 금융연수원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건물 밖으로 나와 소감을 밝히기 위해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개각과 동시에 참모진을 교체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선 새 원내대표를 발탁했다. 여당 대표 선출만 남은 가운데 집권 말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의 역할과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새 국무총리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또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경우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문승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고용노동부 장관에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는 박준영 해양수산부 차관을 내정했다.

현재 후보자 신분인 이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재인 정부 '순장조' 국무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특히 김 신임 총리 후보자는 진보 정당계 4선 의원 출신으로, 여권 안에선 비주류로 꼽힌다. 문 대통령의 김 후보자 인선은 임기 말 국정운영을 '돌파'보단 '안정'으로 이끌겠단 것으로 읽힌다.

앞서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는 호남 출신이었지만, 김 후보자는 경상북도 상주 출신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려는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왼쪽)이 1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참모진 교체 관련 인사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비서실 이철희 신임 정무수석비서관(오른쪽 두번째), 이태한 신임 사회수석비서관(가운데), 윤창렬 신임 국무조정실 국무 2차장(오른쪽)이 최재성 전임 정무수석(왼쪽 두번째)과 함께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왼쪽)이 1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참모진 교체 관련 인사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비서실 이철희 신임 정무수석비서관(오른쪽 두번째), 이태한 신임 사회수석비서관(가운데), 윤창렬 신임 국무조정실 국무 2차장(오른쪽)이 최재성 전임 정무수석(왼쪽 두번째)과 함께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동시에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정무직 인사도 단행했다.

정무수석비서관에는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을, 사회수석비서관으로는 이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감사를 선임했다. 윤창렬 사회수석은 국무조정실로 돌아가 국무2차장을 맡기로 했고, 청와대 대변인에는 박경미 교육비서관으로 채웠다.

또 법무비서관에는 서상범 선임행정관을 승격시켰고, 신설한 방역기획관의 경우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학과 교수를 초빙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인사를 보면 4·7 재·보궐 선거 이후 돌아선 민심을 되찾고, 방역과 경제 회복에 집중하겠단 의지로 읽힌다.

이 때문에 당정청 소통은 물론 야당과의 협치도 대목으로 꼽히는 실정이다.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가 전임 김태년 원내대표에게 축하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가 전임 김태년 원내대표에게 축하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여당 원내에선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윤호중 의원이 새 수장을 맡기로 결정됐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실시한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총 투표수 169표 중 104표를 얻어 65표를 얻은 박완주 의원을 누르고 새 원내 수장에 올랐다.

이날 원내대표 투표에는 민주당 국회의원 174명 중 169명이 참여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으로도 함께 진행했다. 163명은 현장 투표로, 6명은 온라인으로 원내대표를 뽑았다.

강경파로 꼽히는 윤 의원은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으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을 대거 강행시켰다. 이 과정에선 '법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대야 협상 노선이 윤 원내대표 '독주'로 흐를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새 내각은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청와대는 방역을 후방 지원하는 동시에 여당과 야당 절충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나아가 문 대통령의 임기가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까지 앞두고 있어 여권 입장에선 대과제의 연속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당정청 핵심 인사 대폭 교체가 끝난 가운데 여권에서 남은 국내적 정치 행사는 여당 대표 선출뿐이다. 현재 홍영표·송영길·우원식 의원이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청와대는 전문가·비주류·온건파로 진용을 갖췄고, 국회 원내에선 강경파 인사가 일선에 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400만 당원을 이끌면서 '정권 유지'라는 막중한 책임을 질 당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이냐에 따라 차기 정국 분위기도 상반될 예정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