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새 원내 얼굴… 윤호중 "여당 주도" vs 박완주 "야당 소통"
상반된 새 원내 얼굴… 윤호중 "여당 주도" vs 박완주 "야당 소통"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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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대국민 공개토론회 실시
'강경론' 내건 윤호중… 법사위원장 재협상도 일축
'온건론' 박완주는 "당헌 되돌리고 원 구성 재논의"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왼쪽), 박완주 원내대표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제21대 국회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왼쪽), 박완주 원내대표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제21대 국회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입법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여당만으로라도 수정해 국민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개혁 법안을 만들겠다." (윤호중 의원)

"많은 국민이 '왜 또 저러지' 했을 땐 속도 조절을 했어야 했다. 개혁도 중요하지만, 국민 마음이 편해야 한다." (박완주 의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출마한 두 의원은 13일 원내대표 후보자 대국민 공개토론회에서 전혀 상반된 기치를 내걸었다.

먼저 윤 의원은 이번 토론회에서 '당심과 민심이 충돌하지 않고 통합해 결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질문에 대해 "앞으로 다수당인 민주당이 국회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공약으로 '입법 청문회' 활성화를 말했다"며 "입법 과정에서 야당이 무조건 반대하고 토론조차 안 하고 퇴장했을 때 저희는 모두 찬성하기 때문에 굳이 논의하지 않고 그냥 표결해 통과시켰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다보니 국민이 이 법이 왜 필요한지, 이 개혁은 왜 하는지 이해할 시간이 없었다"며 "야당이 반대해도 입법 청문회를 여당 주도로 열어서 전문가뿐 아니라 이해관계자, 보통사람, 국민까지 의사당 안으로 끌어들이겠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박 의원은 "뼈 아프지만, 당심과 민심을 잘 못 읽어서 재·보궐 선거 후보를 낸 것에 대해 통렬히 반성했다"며 "당은 합법적으로 70%의 압도적인 당원의 의견을 받아 당헌·당규를 재정해 후보를 냈지만, 민심은 그렇지 않았다"고 고언했다.

이어 "유불리에 따라 당 입장이 변하는 것에 대해 오만하다고 평가한다"며 "민심을 이길 수 있는 당심은 없다"고 질타했다.

이처럼 두 의원은 토론 동안 계속해서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윤 의원은 '강경론'을 펼치는 반면 박 의원은 '온건론'으로 설득에 나섰다.

특히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 의원은 원 구성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윤 의원은 "1기 원내대표의 원 구성 협상 결과는 지금도 유효하다"며 "(당시) 협상 결과를 통해 차기 법사위원장을 선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여당 안에서 법사위원장을 재선출하겠단 것으로 읽힌다.

윤 의원은 "원 구성 관련해선 재협상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유능한 개혁 정당이 되기 위해선 지금 당장 일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부각했다.

반대로 박 의원은 "무너진 정치를 복원하겠다"며 "상임위원회 재분배 문제와 국회부의장 선출 문제도 이번에 해결하겠다"고 피력했다. 원칙을 지키되 거대 여당답게 야당과 소통하겠단 입장이다.

박 의원은 나아가 "잘못된 건 바로 잡겠다"며 "재보선 원인 제공 시 후보를 내지 않는 당헌·당규 재개정이 국민께 보여드릴 반성의 자세"라고 쓴소리했다.

덧붙여 "소장파의 충언과 회초리는 당을 혁신으로 이끌었다"며 "언제부턴가 진정한 목소리는 터부시됐다. 강성 당원의 과다한 압박에 대해 당 안에서 토론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 윤 의원은 "간절한 소망은 4기 민주 정부 창출"이라며 "민주당과 33년을 함께했고, 언제나 주어진 역할에 소임을 다했기 때문에 승리하는 길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각했다. 사실상 계속해서 독주하겠단 예고로 읽힌다.

하지만 박 의원은 "민주당은 약자와 서민을 대변하고, 높은 도덕적 가치를 자랑스러워하는 권위주의 타파 정당임을 자랑했다"면서도 "어느 새 민주당은 가치를 잃고 기득권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이어 "민생을 못 읽고, 우리 모습은 위선적이었고 당내 소통은 민주적이지 않았다"며 나아가 "일방적 소수의 정책 결정은 174명 의원 모두를 무력감에 빠지게 했다"고 맹비난했다. 덧붙여 "174명 의원은 민주당의 소중한 힘이다. 소통부재와 일방주의는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은 오는 16일로, 관건은 초선과 재선 표심이다.

민주당 안에서 초선 의원은 81명, 재선 의원은 49명이다. 초·재선을 합하면 130명에 달한다.

현재 친문재인계 주류가 여전히 당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윤 의원이 원내대표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여당 안팎에서 우세하다.

하지만 밑에서부터 자성과 혁신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원내대표 선거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진 미지수다. 친문계의 경우 박 의원이 윤 의원을 꺾는다면 재보선 패배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