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정책 불안정성, 20개국 중 2위…"정책 일관돼야"
한국 경제정책 불안정성, 20개국 중 2위…"정책 일관돼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4.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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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최근 5년간 지속 증가…성장·투자·주가 악영향 우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 중 주요국 경제정책 불안정성. (표=한국경제연구원)
지난 2016년부터 2020년 중 주요국 경제정책 불안정성. (표=한국경제연구원)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불안정성이 주요 20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016~2020년 주요 20개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를 바탕으로 경제정책 불안정성을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스콧 베이커 노스웨스턴대학교 부교수, 닉 블룸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스티븐 데이비스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 교수가 팀을 구성해 주요 20개국의 대·내외 경제정책 불확실성과 관련된 용어가 사용된 신문기사 수를 측정해 발표한다.

경제정책 불안정성은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의 전년대비 증가율의 표준편차다. 표준편차 값이 클수록 경제정책의 불안정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경연에 따르면 경제정책 불안정성이 가장 높은 4개국은 한국, 영국, 브라질, 아일랜드다.

이 중 영국과 아일랜드는 브렉시트(Brexit) 협상으로, 브라질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과 코로나19로 정치·사회적 혼란이 컸다.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불안정성 값은 43.7로 주요 경쟁국인 독일(33.8), 일본(33.7), 중국(28.9), 미국(28.9)보다 높았고 프랑스(22.2)의 약 2배 수준이었다.

또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단위로 경제정책 불안정성을 측정한 결과 20개국 중 불안정성이 지속 증가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스페인 2개국뿐이었다.

이는 시간 흐름에 따라 경제정책 불안정성이 등락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불안정이 계속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특히, 높은 경제정책 불안정성은 주가상승률과 경제상승률이 하락하고 설비투자 증가율을 감소시켰다.

경제정책 불안정성이 10% 증가하면 주가는 1.6%, 국내총생산(GDP)는 0.1%, 설비투자액은 0.3% 줄었다.

한경연은 “경제정책이 일관되지 못하고 자주 변경되거나 예측하기 어렵다면 경제 주체인 기업과 가계는 투자 등 중요한 경제 활동을 합리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최대한 유지될 수 있도록 해 정책 불안정성이 미칠 수 있는 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일관성 없는 경제정책으로 인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대표 사례로 지주회사 제도를 들었다.

한경연은 “정부가 지주회사 제도를 금지했다가 허용·장려한 뒤 다시 규제를 강화하며 기업 지배구조의 불확실성 증폭으로 기업경영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한경연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관되지 못한 정책 사례로 부동산, 원자력발전 정책 등을 꼽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경제정책이 자주 바뀐다면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투자와 같은 장기적 안목 아래 추진해야 할 활동들을 제대로 계획하고 집행하기 어렵다”며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경제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