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분쟁' 종식…SK이노, 합의금 2조원 지급
LG-SK '배터리 분쟁' 종식…SK이노, 합의금 2조원 지급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4.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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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로열티 각각 1조원…앞으로 10년간 추가 쟁송 않기로
LG에너지솔루션 로고(위)와 SK이노베이션 로고(아래).
LG에너지솔루션 로고(위)와 SK이노베이션 로고(아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하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 양사의 합의는 미국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부터 진행된 모든 소송절차는 마무리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SK이노베이션이 현재가치 기준 2조원 규모의 합의금을 LG에너지솔루션에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합의 지급 방식은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이다.

양사는 이번 합의에 따라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앞으로 10년간 추가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당사의 의지가 반영됐다”며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합의를 통해 폭스바겐과 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하게 돼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준 조지아주 주민들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 주정부 관계자, 조지아주 상·하원,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도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이번 분쟁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 조지아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부연했다.

또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 사업 운영·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미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과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양사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지난 2월10일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SK이노베이션에는 수입금지 10년 제재를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상금으로 3조원을 요구하고 SK는 1조원 수준을 제시하면서 합의에 평행선을 달렸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의 ITC 결정 거부권 행사 시한인 11일 자정(현지시간), 한국시간 기준 12일 오후 1시를 하루 앞두고 합의했다.

이번 양사간 합의는 사실상 미국 행정부의 중재로 이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ITC의 최종 결정 이후 백악관을 대신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검토하며 마지막까지 양사에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와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들은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신 한국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