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 절반, 올해 투자계획 없거나 줄인다
국내 500대 기업 절반, 올해 투자계획 없거나 줄인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4.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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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2021년 투자계획' 조사 결과…투자계획 미수립·감소 58%
2021년 매출액 500대 기업 투자계획 조사 결과. (도표=한국경제연구원)
2021년 매출액 500대 기업 투자계획 조사 결과. (도표=한국경제연구원)

국내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은 올해 투자계획을 세우지 않거나 전년대비 투자를 줄일 계획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1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100개사)의 58%는 올해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않았거나 지난해에 비해 투자를 줄일 계획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올해 투자계획이 없거나 투자를 축소하는 곳은 구체적으로 △투자계획 미정(28.0%) △투자계획 없음(20.0%) △지난해보다 투자 감소(10.0%) 등을 결정했다.

지난해 수준의 투자를 하고 지난해보다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각각 21.0%에 머물렀다.

한경연은 지난해 조사 당시 500대 기업들 중 투자를 줄인 기업이 54.8%로 절반 이상이었는데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날 우려가 큰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체 투자금액은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에 얼마만큼 쏠림현상이 나타나느냐에 따라 증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올해 투자를 늘리지 않는 이유로 △코로나 재확산 등 경제 불확실성(49.3%) △주요 프로젝트 종료(21.5%) △경영악화로 인한 투자여력 부족(15.2%) △기업 관련 규제 입법 또는 투자 인센티브 축소 등 제도적 이유(14.0%)를 꼽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은 △신규 사업 진출(47.6%) △노후 설비 개선(19.0%) 등을 제시했다.

국내 투자환경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5.5점에 그치면서 기업들은 대체로 국내 투자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 비중은 28.0%로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 비중인 11.0%보다 약 2.5배 많았다.

투자활성화를 위해 정부나 국회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규제완화(47.0%) △금융지원(43.0%) △세제지원(41.0%) 등을 꼽았다.

투자를 가로막는 주요 규제는 △지방자치단체 인·허가와 심의규제(23.6%) △환경규제(18.0%) △고용·노동 관련 규제(18.0%) △영업활동 제한(16.2%) 등이 지목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9.0%는 해외에 공장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공장의 위치는 △동남아시아(29.6%) △중국(23.2%) △북미(20.0%) 순이었다.

해외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75.4%는 올해 해외투자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국내투자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 또는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 42.0%보다 1.8배 높은 수준이다.

해외 투자 이유는 △현지시장 공략(67.1%) △저렴한 인건비(17.7%) △낮은 규제 부담(6.3%) 순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수출, 산업생산 등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기업들은 여전히 국내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가 뒷받침 되지 못하면 실물경기 회복에는 한계가 있어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