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천 했어야" vs "승리 취하지 않을 것"… 목소리 내는 초선들
"무공천 했어야" vs "승리 취하지 않을 것"… 목소리 내는 초선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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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초선 일동 "당헌 어기고 귀 막았다" 자성 목소리
국민의힘 초선 일동 "당 개혁 계속"… '자중론' 속 입지↑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힌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힌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보궐 선거에서 여야가 상반된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각 당 초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일동은 긴급 간담회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당규에 의하면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 공천(공직선거후보자추천)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며 "그러나 이 당헌·당규를 시행도 해보지 않고 국민적 공감 없이 개정을 추진해 후보를 낸 뒤 귀를 막았다"고 고언했다.

민주당은 앞서 문재인 대표 시절 당에 소속된 지방자치단체장의 귀책으로 인한 궐위 시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개정하고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선출한 바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 81명 중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초선 의원으로서 그 의사결정 과정에 치열하게 참여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며 "지난 10개월간 초선으로서 충분히 소신 있는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경청하겠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어느새 '기득권 정당'이 돼 있었다"며 "모든 비판을 차단하고 나만이 정의라고 고집하는 오만함이 민주당의 모습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성찰했다. 덧붙여 "초선부터 달라지겠다"며 "민주당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당의 정책 전반과 운영 방식, 업무 관행, 태도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며 "초선 의원 전체 모임을 공식화해 당 혁신 논의를 위한 조직을 결성하고, 초선 의원 총회도 수시로 개최해 성역 없이 끝까지 토론하겠다"고 내세웠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초선 의원들은 "승리에 취하지 않고 당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초선 의원들은 "승리에 취하지 않고 당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도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초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적극 내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초선 의원 56명 가운데 8∼9명은 다음주 초 회의를 열고 당 개혁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회의에선 중도 외연 확장 기조에 대한 초선의 의지를 어떤 방식으로 드러낼지 의견을 모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개혁 방향에 동의하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도 나온다.

초선 일동은 전날에도 성명을 내고 '포스트(사후) 김종인' 체제의 지속적인 보수 혁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역 정당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영남권과 충청권 중진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이들은 다만 자신들의 움직임이 당내 권력 다툼으로 비치지 않도록 최대한 신중한 자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여야 초선은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응집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