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다시 존재감 드러낸 '샤이 보수'… 서초구, 투표율 1위
[재보선] 다시 존재감 드러낸 '샤이 보수'… 서초구, 투표율 1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0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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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철옹성' 관악구, 투표율 50.4% 최저… 지지층 투표소 안 갔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인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원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사진=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인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원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 심판에 앞장섰던 행정구는 보수 진영 '최후의 보루' 서초구였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전체 투표율은 57.7%로,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유권자가 표를 행사한 지역은 서초구(64.0%)였다. 이어 강남구 61.1%, 양천구 60.5%다.

서초와 강남은 사전투표에서부터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숨었던 보수 유권자가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다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보수 정당을 호되게 혼냈던 양천구에서도 유권자가 들고 일어선 모양새다. 특히 양천구 안에는 목동이 자리하고 있다. 목동은 주로 여의도에서 일하는 고소득·전문직 인구가 출·퇴근의 편리함과 우수한 학군을 찾아 신시가지 아파트로 유입되면서 '중산층 마을'이란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목2·3·4동 등 구내 주거 환경의 격차가 심각한 실정이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는 아파트 재건축 문제와 쓰레기 소각장 등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구민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단 평가다. 여당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압박, 공직자 땅 투기 위선도 공분을 자아낸 것으로 읽힌다.

반대로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관악구 50.4%로 나타났다. 이어 금천구 52.2%, 중랑구 53.9%로 진보 진영이 최강세를 보이던 곳이다.

호남 출신 이주자 비율이 서울 안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관악에서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는 건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했다는 걸 방증한다.

금천도 전통적으로 민주당계 정당 지지 성향이 강한 행정구 중 하나라는 점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적극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수치를 보였다. 특히 금천은 지난 2011년 오 후보 서울시장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를 보면 20.2%로, 서울시 투표율 중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중랑구 역시 민주당을 맹신하는 지역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이곳 역시 부동산에 대한 민심이 회초리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면목동과 상봉동 일대는 여전히 인프라와 교통 수단이 노후해 정체가 이어지고 있고, 2015년 통계청 등에 따르면 서울 지역 25개 행정구 중 중랑구 아파트 값 순위는 24위를 기록할 만큼 저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강북구(54.4%)와 도봉구(57.5%) 등 진보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도 평균 투표율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도록 내리 세 번을 밀어줬던 구로는 평균 투표율과 같은 57.7%로 마쳤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밀어줬던 종로구의 투표율은 59.6%,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석권했던 지역이자 오세훈 국민의힘 당선인이 지난해 고민정 의원과 박빙의 대결을 펼쳤던 광진구는 57.2%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