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쌍용차·이스타항공, 변해야 산다
[기자수첩] 쌍용차·이스타항공, 변해야 산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4.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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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와 이스타항공은 생사기로에 섰다. 두 기업은 기업 매각 작업을 진행하면서 회생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두 기업은 새 주인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이스타항공도 지난 1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의지다.

이스타항공은 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법원으로부터 M&A에 대한 공식 허가를 받고 인수 대상자 찾기에 나섰다.

쌍용차는 법원에 기업 회생과 함께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으로 두 차례 걸쳐 회생 개시 결정이 미뤄졌다. 하지만 쌍용차는 아직 유력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법원이 요구한 시점이었던 지난달 31일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받지 못했다. HAAH오토모티브는 투자 결정을 위해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회생절차 돌입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두 기업은 인수자를 찾아야 살아날 수 있다. 두 기업의 상황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의 유명한 대사처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로 함축된다.

쌍용차와 이스타항공은 삶을 택했다. 두 기업은 파산 시 앞으로 일자리 창출, 협력업체 파산 등 산업계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하더라도 삶을 선택해야 옳다.

두 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두 기업은 힘든 상황에서도 미래 청사진을 그려야 인수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매물로 보일 수 있다.

쌍용차는 지난 5일 픽업트럭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신차는 지난 2018년 스포츠, 2019년 칸 출시 이후 내놓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티저 이미지를 선보인 자사의 첫 순수전기차 모델 ‘E100’을 올해 차질 없이 출시한다는 계획도 변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다시 날자 이스타항공’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M&A를 통한 새 활로 모색 △위기 상황 직시 △상생·노사공영 △환골탈태 △안전관리 △공동목표 달성 등의 올해 비상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과 목표는 아직 부족하다. 두 기업은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은 계속 이어지고 타사와 경쟁력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당장 매각을 통해 살아날 경우 진정한 지속가능 경영을 이어갈지 의문이다.

햄릿의 유명한 대사 ‘사느냐 죽느냐’는 다른 의미로 번역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설준규 당시 한신대 명예교수는 햄릿을 대사를 옮기며 ‘이대로냐 아니냐’로 번역했다.

쌍용차와 이스타항공도 ‘죽느냐 사느냐’에서 ‘이대로냐 아니냐’로 고민을 바꿔야 한다. 변해야 산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