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막말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퇴해야"…사측 "물의 일으켜 송구"
노동계 "막말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퇴해야"…사측 "물의 일으켜 송구"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4.05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부 공식 회의서 여성비하 발언·폭언 등 논란
정광원 사무금융노조 여성위원장(왼쪽 세번째)를 포함한 노조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중구 하나카드 본사 앞에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홍민영 기자)
정광원 사무금융노조 여성위원장(가운데) 등 금융권 노조 관계자들이 5일 서울시 중구 하나카드 본사 앞에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홍민영 기자)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막말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하나카드 노조를 포함한 금융권 노조 단체들이 장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측은 하나카드의 순이익이 급감한 시기 '영업력 강화'를 강조하다 나온 발언이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나외환카드지부는 5일 서울시 중구 하나카드 본사 앞에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장 사장의 여성 혐오·인권 유린적 언행이 직원들에게 불쾌감과 모욕감, 직장 내 갑질을 경험하게 했을 뿐 아니라, 고객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장 사장이 공식 임원·부서장 회의 자리에서 폭언했던 사실은 지난달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장 사장은 신용카드가 '룸살롱의 여성'이 아닌 '같이 살 와이프'와 같은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으며, 회의 참가자를 향해 '죽여버릴 거야'라는 등 폭언도 했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 노조는 지난달 30일부터 하나카드 대표이사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정광원 사무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하나카드의 성희롱 문제나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 문화를 바꿔나가야 할 주요 책임자가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이라며 "그런 당사자가 업무 공간에서 회사 구성원들을 앞에 두고, 여성 혐오 발언과 막말을 일삼았다는 것은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임직원을 같은 동료로 보지 않을 때나 가능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사건 보도 이후 장 사장의 대처 역시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막말 관련 보도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장 사장이 '오해받을 수 있는 단어를 언급해 송구하다'는 등 해명 같지 않은 해명만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유나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은 "장 사장이 자신이 한 발언에 문제가 있는지, 이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이 든다"며 "판매 상품인 카드를 여성에 빗대 말하거나, 여성을 남성의 잣대로 급을 나눠 이분화하는 이런 발언은 장 사장의 낮은 성 인지 감수성과 인권 의식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 준다"고 말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에 하나카드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 또한 요구했다. 

이 부위원장은 "폭언, 폭행, 성희롱, 괴롭힘 등 근로자에 대한 부당대우로 사회적 물의를 발생시킨 사업장은 예외 없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대상"이라며 "이미 명백한 증거와 당사자의 자백까지 나온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 고용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망설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하나카드 사측은 장 사장의 발언 자체이 실제 있었던 부분임을 인정하면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사과의 뜻을 표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 사장의 발언은 2019년도 당시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8%가량 하락했을 때 임직원들에게 영업력 강화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나왔던 것으로 안다"며 "여러모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