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모셔라’ 식품업계, 홍보·마케팅 기지개
‘스타 모셔라’ 식품업계, 홍보·마케팅 기지개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4.05 1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심리 회복 보이고 절감된 판촉비용 앞 다투어 빅모델 발탁
농심 유재석·전지현, 오비맥주 이병헌, 롯데칠성 제니, 팔도 정우성
시장점유율 제고·이미지 개선·소비자 소통 등 긍정적 효과 기대
(왼쪽 시계방향으로) 농심 배홍동 비빔면 모델 유재석, 오비맥주 한맥의 이병헌, hy 프레딧 임윤아, 오리온 꼬북칩 브레이브걸스 유정,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소주 제니, 농심 백산수 전지현, 팔도비빔면 정우성. (제공=각 사)
(왼쪽 시계방향으로) 농심 배홍동 비빔면 모델 유재석, 오비맥주 한맥의 이병헌, hy 프레딧 임윤아, 오리온 꼬북칩 브레이브걸스 유정,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소주 제니, 농심 백산수 전지현, 팔도비빔면 정우성. (제공=각 사)

식품업계의 스타 마케팅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라면과 생수, 주류 등 경쟁이 활발한 시장을 중심으로 톱스타 모시기가 치열한 한편, 새 먹거리 사업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거나 팬덤에 화답해 화제성을 높이고자 스타 마케팅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소비심리가 회복 추세를 보이고 지난해 코로나19로 절감된 대면 판촉비용이 올해 마케팅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되면서, 스타 마케팅이 식품업계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식품업계에선 스타 모시기가 한창이다. 

식품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집밥 트렌드 확산으로 호실적을 얻었고, 대면 판촉비용을 절감하면서 마케팅 비용에선 여유가 있는 편이다. 크게 떨어졌던 소비심리지수도 올 들어 회복 중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로, 전년 6월의 84보다 20% 이상 늘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해당 시장의 후발업체 또는 점유율이 뒤지는 브랜드 중심으로 빅모델을 내세우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계절면 신제품 ‘배홍동 비빔면’을 출시하면서 국민MC 유재석을 모델로 발탁했다.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지만, 유독 비빔면에선 팔도와 오뚜기에 뒤져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지난해 야심차게 ‘칼빔면’을 내세웠지만, 기대 이하의 성과로 단종 시키고 배홍동 비빔면으로 계절면 시장 공략에 다시 나섰다. 

농심이 유재석을 내세우자, 비빔면 1위 팔도는 빅모델인 배우 정우성을 ‘팔도비빔면’ 모델로 내세우며 맞불을 놨다. 오뚜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식사업가 백종원을 활용한 ‘진비빔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농심은 생수에서도 배우 전지현을 ‘백산수’ 새 모델로 선정하며 점유율 제고에 나섰다. 백산수는 제주개발공사·광동제약의 ‘제주삼다수’,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에 이어 3위 브랜드다. 업계 추정(소매점) 지난해 삼다수와 백산수의 점유율 격차는 4배 가까이 난다. 제주삼다수 역시 백산수의 전지현 모델 발탁을 의식한듯, MZ세대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아이유를 2년 연속 브랜드 모델로 기용했다.  

주류업계에서의 빅모델 경쟁도 치열하다. 소주시장 2위 사업자인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 패키지와 도수를 리뉴얼하고, 아이돌 블랙핑크의 제니를 새 모델로 내세워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제니는 요즘 가장 트렌디한 스타로서, 특히 20대에게 인기가 높다. 롯데칠성은 제니를 앞세운 처음처럼 새 광고를 지난달 19일부터 방영했는데, 보름 만에 유튜브 조회수 394만회, 좋아요 2만4000개(4월5일 오전 10시 기준) 이상을 기록하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위 하이트진로의 ‘참이슬’도 아이유를 재발탁하고 봄 시즌 광고를 내보내며, 소주시장 1위 자리를 더욱 굳히겠단 계획이다. 

맥주시장 1위인 오비맥주는 K-라거 콘셉트의 ‘한맥’ 출시와 함께 배우들 중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이병헌을 모델로 기용했다. 최대 브랜드 ‘카스’에 이어 한맥까지 인지도를 빠르게 높여, 국내 맥주시장을 쌍끌이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경쟁관계인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출시와 함께 배우 공유를 지속 기용 중이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6월 내놓은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모델로 배우 박서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스타 마케팅은 식품기업들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도 쓰인다. 발효유 기업에서 종합유통기업 도약을 선언한 hy(구 한국야쿠르트)는 통합 온라인몰 ‘프레딧(Fredit)’ 모델로 소녀시대 출신의 배우 임윤아를, 롯데칠성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울 ‘정성발효즙’ 광고모델로 ‘미스터트롯’ 영탁을 발탁했다. 

매일유업은 성인영양식 ‘셀렉스’ 이너뷰티 라인인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 모델로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배우 김소연, 삼양식품은 개그맨 이수근을 불닭소스 모델로 선정했다. 

오리온은 브레이브걸스의 유정과 ‘꼬북칩’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브레이브걸스는 최근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는 걸그룹이다. 브레이브걸스 팬들이 유정을 ‘꼬북좌’로 별명 짓고, 꼬북칩 모델 발탁을 지속 요청하면서 성사된 것이다. 

사실 꼬북칩은 그간 스타 모델 없이도 국내외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베스트셀러 스낵이다. 그럼에도 오리온은 꼬북칩의 유정 모델 발탁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을 잘하는 기업 이미지는 물론 화제성까지 얻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봄시즌은 마케팅 성수기인데,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해 봄엔 소비위축과 함께 홍보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때문에 마케팅 자체가 어려웠다”며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소비심리도 꾸준히 회복되고 있어 지금의 스타 마케팅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