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풍향⑦] 성동·광진, 순정이냐 갈대냐
[재보선 풍향⑦] 성동·광진, 순정이냐 갈대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3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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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 임종석 흔적 여전히 남아… "보수 우세? 아직 멀었다"
흔들리는 '추미애 순정파' 광진… 과거 부정할 용단 내릴까
31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궁원 후문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에서 한 시민이 반려견과 함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31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궁원 후문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에서 한 시민이 반려견과 함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 중동부에 위치한 성동구와 광진구는 여전히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연상케 한다. 성동구는 임 전 실장이 재선을 역임하면서 정계 발판을 마련해준 곳이고, 광진구는 무조건 '추미애'였다는 점에서 정당을 보는 것인지 인물을 보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성동은 말 그대로 '한양도성 성곽 동쪽'을 뜻하는데, 임 전 실장과 추 전 장관 모두 지역 이름처럼 야권의 여러 공세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을 잘 지켰단 생각이 든다. 반대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여러 명의 보수권 인사에게는 뼈아픈 곳이다.

<신아일보>는 4·7 재·보궐 선거를 일주일 앞둔 3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성동구와 광진구 판세를 읽어봤다.

◇성동, 文정부 '중책' 대거 양성… 박원순 아닌 오세훈 욕하는 곳

성동이 낳은 정치인 사이에선 민주당 계열 핵심 인사가 다수 있다. 대표적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집권한 임 전 실장이다. 임 전 실장은 2000년 운동권 출신 영입이 활발할 때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해 서울 성동에서 16대 총선에 출마한다. 당시 4선이었던 이세기 전 한나라당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17대 총선에서 성동구 선거구가 갑·을로 나뉜 후에는 을 지역을 기반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임 전 실장은 17대 의정활동 당시 국가보안법 폐지에 초점을 맞췄는데, 갑 지역 최재천 의원과 케미(호흡)가 잘 맞았다.

당시 국회에선 임 전 실장 숙원이었던 국보법 폐지안을 두고 여야가 극한 몸싸움을 벌인 바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국보법 폐지안이 회부됐는데, 야당 한나라당의 반발에 막히자 열린우리당 간사이자 성동 갑 지역에서 임 전 실장 동료로 의정활동 중이던 최 의원이 "국회법 50조 5항에 따라 위원장직을 대신한다"며 의사봉 대신 손바닥으로 책상을 두드린 뒤 상정시키고, 산회한 바 있다. 다만 국보법 폐지안은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성동은 이같은 강성 좌파 인사를 지지해줄 만큼 진보 성향이 강하다. 임 전 실장은 물론 최 전 의원도 성동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나아가 최 전 의원은 당시 열린민주당에서 제1정책조정위원장을 맡은 바 있는데, 공교롭게도 현재 성동에서 재선을 하고 있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당 정책조정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을 정도다. 홍 의원은 임 전 실장 한양대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나아가 지난 2014년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정원호 후보가 성동구청장에 당선됐는데, 임 전 실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이다.

성동은 대통령을 보좌하거나 여당에서 정책을 설계하는 중책 출신이 대거 포진했단 점에서 체면상으로라도 '정권수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은 나오고 있다. 특히 옥수동을 제외한 금호동과 성수동, 도선동 등은 진보 정당의 경합 우세 지역이거나 아예 우세 지역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선 때 성동구 일대 재건축을 마쳤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보수 성향이 조금은 커질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아직까진 '거리가 먼 얘기'란 게 토박이들 입장이다.

이번 보선 국면에선 되려 민주당이 오 후보를 꾸짖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행정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의원은 전날 왕십리역 광장 유세 현장에서 "정작 2011년 재보선을 자초한 장본인이 그 부분을 더 반성해야지, 오히려 자기는 전혀 재보선에 대한 잘못이 없는 것처럼 문제 제기하는 것을 보고 '참 후안무치하구나'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재보선이 박 전 시장의 성폭행 사건 때문에 실시한다는 걸 고려하면 완전한 '철면피'로 볼 수 있지만, 성동이기에 이같은 비난도 가능하단 의견이다.

(왼쪽) 임종석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ㅈ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열린 '전국 시군구 남북교류협력 포럼 창립총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상가 일대에서 홍익표 정책위의장 등과 함께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왼쪽) 임종석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ㅈ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열린 '전국 시군구 남북교류협력 포럼 창립총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상가 일대에서 홍익표 정책위의장 등과 함께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秋 화려한 정치인생 만든 광진… 吳 "민주당 짝사랑하셨죠"

△15대 새정치국민회의 추미애 △16대 새천년민주당 추미애 △18대 통합민주당 추미애 △19대 민주통합당 추미애 △20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총선 대수와 당명만 바뀌고 이름은 바뀌지 않는다.

갑 지역은 선거를 할 때마다 당선되는 정당·후보가 바뀌는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 구역이지만, 을 지역은 성동구로부터 분구된 이후 처음 실시한 15대 총선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수 정당이 석권한 적이 없다.

특히 지난 일곱 차례 선거 결과를 보면 문재인 정부 중후반기 법무부 장관을 맡아 '검찰개혁' 기수를 자처했던 추미애 전 의원이 다섯 번이나 당선됐다. 추 전 장관의 역동적인 20년 정치 인생을 만들어 준 곳이 광진 을 지역이다.

이곳은 서울시장 사퇴 후 정치적으로 입지가 흔들렸던 오 후보에게 치명타를 날린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오 후보는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한 바 있다. 현재 고 의원이 박 전 시장 성폭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칭했다가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는 사진을 올렸다가 야당에게 비아냥을 산 실정이지만 이곳 민심은 어디로 향할지 여전히 미지수다.

15대 총선부터 새정치국민회의→한나라당→열린우리당→한나라당→민주통합당으로, 스윙 스테이트 지역이었던 갑 지역도 20대 총선 때부터는 노무현 계파의 전혜숙 의원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자리를 잡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27일 광진구에서 첫 유세에 나섰는데, 첫마디는 "민주당을 짝사랑하셨죠"였다. 오 후보는 또 "광진구에서 체격은 유지해야 할 것 같다"며 "투표 결과를 봤는데, 광진구에서 덜 나오면 창피하다.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해달라"며 웃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총선 때 고 의원이 신승했다는 것을 복기시킨 것이다. 당시 득표율을 보면 고 의원 50.37%, 오 후보 47.82%다. 2800표차로 간소하게 패했다. 이같은 결과는 추 전 장관을 열성적으로 지지했던 광진도 이젠 교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아차산 등산로 입구에서 허경영 후보 측 선거사무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오세훈 캠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아차산 등산로 입구에서 허경영 후보 측 선거사무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오세훈 캠프)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bigsta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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