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변 방사화학실험실서 또 연기… 플루토늄 추출 가능성
북 영변 방사화학실험실서 또 연기… 플루토늄 추출 가능성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3.3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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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문사이트서 포착… “재처리 준비 또는 한미 압박용 예상”
북한 영변 핵단지. (사진=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중간보고회 캡처/연합뉴스)
북한 영변 핵단지. (사진=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중간보고회 캡처/연합뉴스)

북한 영변 핵개발 시설단지 내에서 또다시 의문의 연기가 새어나온 정황이 포착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연합뉴스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30일 찍힌 상업위성 사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영변 방사화학실험실(RCL) 내부와 화력발전소의 작은 건물에서 증기,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담겼다.

방사화학실험실은 핵무기에 쓰이는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사용 연료봉을 재처리하는 곳이다. 즉 사용된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작업을 방사화학실험실에서 하는 것이다. 플루토늄은 핵폭탄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화력발전소는 이러한 방사화학실험실에 증기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방사화학실험실 굴뚝에서 증기나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해서 이것이 꼭 재처리 활동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누군가 이 건물을 점유해 열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핵무기 제조 관련 일이 도모되고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다.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더하는 듯 ‘분단은 너머’는 화력발전소의 저장고가 지난 2주간 채워진 사진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는 4일, 13일에도 의문의 연기가 오른 적이 있다. 당시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이 사실을 알리며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핵시설 가동으로 풀이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 방사능 폐기물 처리를 위한 가동이라는 의견도 제시했지만, 3월에만 북한 영변 핵시설이 3차례 가동된 흔적이 나온 것을 볼 때 새로운 재처리 준비 또는 시작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은 대외 상황과 별개로 그간 계속해 핵무기 개발을 진행해 왔다. 다만 연이은 핵시설 가동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 압박을 높이려는 게 목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