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D-9] 오세훈으로 뭉친 野 거물들… '포스트 재보선' 물밑 대비
[재보선 D-9] 오세훈으로 뭉친 野 거물들… '포스트 재보선' 물밑 대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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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유승민·나경원·금태섭 등 오세훈 지원에 정성
전직 정통보수·개혁보수·중도파·진보권 출신 다 모여
재보선 후 정계개편 대비… 존재감 드러내 입지 강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주말인 27일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운데)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주말인 27일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운데)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국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중심으로 야권 거물급 정치인이 대거 뭉친 가운데, 한 보수권 인사는 29일 <신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는 혼자 하는 싸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오 후보 선거 지원은 곧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의미다.

현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오 후보 유세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시민과의 접촉점을 늘리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도 "오 후보의 유세가 없는 날이라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왔다"며 서울 여의도 증권가를 순회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같은 날 부산으로 내려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지원에 나섰고, 유승민 전 의원도 계속해서 오 후보 후방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 의원도 최근 국민의힘 서울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참석 등으로 언론과 여론 노출 빈도가 높아졌다.

이들 대부분은 오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공동선대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 후보를 중심으로 정통보수는 물론 개혁보수와 중도파, 진보권 인사까지 합세한 셈이다.

4·7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유승민,지상욱 전 의원과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유승민,지상욱 전 의원과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같은 배경은 이번 재·보궐 선거 승리와 함께 향후 정계개편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현재 공직은 없지만, 보수권에서 활동 중인 인사의 경우에는 오 후보가 당선돼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원내 재입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권에 진출하려는 인사에게는 노출 빈도를 올릴 기회다. 추후 민심 확보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는 것이다.

오 후보를 돕고 있는 유 전 의원의 경우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의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여러 번 뜻을 굳혔고, 이번이 제 정치의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 대선이 1년 남았고, 저는 몇 번 민심이 출렁거릴 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 대표의 경우 오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졌지만, 오 후보 지원으로 함께 컨벤션 효과(정치적 행사 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누리고 있는 분위기다.

안 대표는 당초 야권 최종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제1야당과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과의 대치는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안 대표가 추후 있을 야권 통합 과정에서의 주도권 지분 싸움을 지금부터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번 보선은 정계개편의 '신호탄'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오 후보 승리와 이에 기여하는 정도에 따라 향후 역할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일부 야권 인사는 선거운동 전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