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HAAH오토 인수 여전히 '오리무중'
쌍용차, HAAH오토 인수 여전히 '오리무중'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3.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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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31일 투자의향서 제출 요구
법정관리 후 글로벌 매물 가능성도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생사기로에 선 쌍용자동차는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결정에 희망을 걸고 있다. 쌍용차는 법정관리가 무산되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글로벌 시장에 매물로 나와 다른 업체가 인수에 뛰어드는 시나리오도 예상 가능하다. 시간은 아직 남았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에 보정명령 시한인 오는 31일까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투자의향서는 쌍용차의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결정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자 설득이다. HAAH오토모티브는 전략적(SI)·금융(FI)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의 전략적 투자자는 캐나다 1곳이며 금융투자자는 중동 2곳으로 전해진다.

투자자들은 실사 결과 쌍용차의 경영 환경이 생각보다 더 나쁘다고 판단하고 3700억원 규모의 쌍용차 공익 채권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법정관리를 거쳐 HAAH오토모티브가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법정관리를 거치면 부채가 줄고 조직 슬림화가 이뤄진다. 마힌드라의 경우 지난 2010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었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HAAH오토모티브가 인수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가 법정관리 돌입 이후 쌍용차를 인수하면 협력업체망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이럴 경우 부채 규모 축소 등으로 줄어든 인수 자금을 줄였지만 적잖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할 수도 있다.

오히려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부채 축소 등을 거쳐 글로벌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HAAH오토모티브보다 투자 여력이 큰 글로벌 업체가 인수에 뛰어들 수도 있다.

이에 따라 HAAH오토모티브는 인수를 하려면 지금 해야 한다. 쌍용차는 아직 HAAH오토모티브가 인수 추진을 포기하지 않은 만큼 HAAH오토모티브가 끝까지 인수 추진에 노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쌍용차는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린 만큼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를 인수하면 쌍용차의 미국 시장 진입의 꿈을 이룰 수 있다.

회생법원은 오는 31일까지 투자의향서를 받지 못해도 곧장 법정관리에 들어가진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의 판단과 회생법의 절차에서 요구되는 조건 등을 고려, 법정관리 돌입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생산·판매를 통해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며 위기에서도 정상적인 생산·판매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