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패 공직자 '색출' 시동… 관심 부처 차관급 대거 물갈이도
文, 부패 공직자 '색출' 시동… 관심 부처 차관급 대거 물갈이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2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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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반부패정책협의회 실시… 범부처 총력 대응해 투기근절·발본색원"
부동산·우주산업·탄소중립·대북·수출입 등 관심 부처 차관도 대거 교체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종합연소시험 참관을 위해 연구동 관람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종합연소시험 참관을 위해 연구동 관람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정 지지율 최저치를 기록한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부동산 부패청산' 반부패정책회의회를 긴급 소집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부동산을 포함해 대북·친환경·우주산업개발 등 본인이 관심을 기울이거나 주목하고 있는 관련 부처의 차관급 공직자도 대거 물갈이 했다.

◇文, 행정부 주요 인사 대거 소집… 이번엔 '부패청산' 시동

먼저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반부패정책협의회는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부동산 투기 근절과 재발 방지법 마련 여부와 비위를 발본색원할 범부처 총력대응 체계 가동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범계(법무부)·전해철(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조정실장·금융위원장·권익위원장·인사혁신처장·검찰총장대행·국세청장·경찰청장 등 정부 요직이 대거 참여한다.

범정부 차원의 총력대응 체제를 가동한다는 측면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변창흠(국토교통부)·김현수(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참석한다.

최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기자실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 브리핑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기자실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 브리핑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사처장·국토2차관 교체… 부패 공무원 색출하고 신도시 속도

이날 문 대통령은 △국토부 2차관 △인사혁신처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2차관 △통일부 차관 △병무청장 △관세청장 △산림청장을 교체하기도 했다.

국토부 2차관은 황성규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상임위원을 발탁했다. 황 신임 차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국토부 기술안정정책관과 종합교통정책관, 철도국장 등의 이력이 있다. 영국 버밍엄대학교 도시·지역학 석사를 수여하기도 했다.

최근 일부 부패 공직자의 신도시 투기 사태가 논란이 되면서 2·4 부동산 공급 정책 등이 가로막힐 위기에 처한 가운데, 도시권 교통망 사업에 박차를 가해 여론이 신도시 건설의 시급성을 느끼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안에서의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출·퇴근길 교통 혼잡이 지속됨에 따라 이를 해소하려는 의미도 내포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 대변인은 황 신임 차관 인선 사유에 대해 "기획·조정 능력 및 대내외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어 국가 기반 시설의 공공성·안전성 강화, 국토 균형발전 등 주요 정책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문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부패 공직자 색출에 나설 인사혁신처장은 김우호 인사처 차장이다. 행정고시 37회로, 인사처 인재채용국장과 청와대 인사비서관 경험이 있다.

강 대변인은 김 신임 처장에 대해 "공무원 채용 경로 다양화 등 인사 정책 혁신을 주도해왔으며, 업무 추진력과 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엄정한 공직윤리 확립, 적극행정 활성화 등의 당면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우호 신임 인사혁신처장과 황성규 신임 국토교통부 2차장 (사진=청와대)
김우호 신임 인사혁신처장과 황성규 신임 국토교통부 2차장 (사진=청와대)

◇"7대 우주강국" 외친 文, 곧바로 과기부 1·2차관 교체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장관으로 재임했던 과기정통부에선 1·2차관이 모두 바뀌었다. 1차관은 용홍택 과기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2차관의 경우 조경식 청와대 디지털혁신비서관이 올랐다.

문 대통령은 올해 K-뉴딜(한국형 대공황 극복 정책)이라고 이름 붙인 자신의 사업의 일환인 '디지털 뉴딜'을 연일 내세우는 동시에, 전날에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1차 발사 예정인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해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적극 지원을 공언하고 나선 바 있다.

이번에 1차관으로 임명한 용 신임 차관은 기술고시 26회 출신으로, 한양대 전기공학과 석사 학위가 있다.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뒀던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미래인재정책국장을 맡은 바 있고, 과기부에선 과학기술정책국장과 정보통신산업정책관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강 대변인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환경 조성, 탄소중립 연구·개발 및 우주분야 기술 개발 등을 통해 국가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조 신임 차관의 경우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재무관리학 석사를 취득했다. 과기부 방송진흥정책국장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상임감사를 지낸 바 있다. 디지털 뉴딜을 끌어올리고, 코로나19에 대한 가짜 뉴스와 편파 방송에 대해선 제어하겠다는 문 대통령 의지 등을 엿볼 수 있다.

강 대변인은 조 신임 차관을 두고 "디지털 뉴딜 추진, 신산업 창출 등 정보·통신 분야 핵심 현안을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용홍택 1차관과 조경식 2차관 (사진=청와대)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용홍택 1차관과 조경식 2차관 (사진=청와대)

◇그린뉴딜·탄소중립 전면전… 환경부 장관 이어 산림청장 새 인선

문 대통령은 K-뉴딜 일환으로 디지털 뉴딜에 이어 '그린(친환경) 뉴딜'도 연일 상기시키고 있다. 최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환경부 장관에 앉힌 데 이어 이번에는 최병암 산림청 차장을 청장으로 올렸다.

최 신임 청장은 행정고시 36회로, 생태경제학 석사 출신이자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산림복지국장·기획조정관 등의 경험이 있다.

강 대변인은 최 신임 청장에 대해 "업무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뛰어난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산림 분야 탄소 중립 및 K-뉴딜 등 산림청장으로서 맡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병암 신임 산림청장 (사진=연합뉴스)
최병암 신임 산림청장 (사진=연합뉴스)

◇대북·무역 새 판 짠다… 바이든 피력한 '한-미-일' 관계 주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을 통해 한미일 공조를 문 대통령에게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두 장관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합의문에 가서명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전날에도 탄도미사일을 쏘면서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북미 사이에 끼어 있는 문 대통령은 난감해진 실정이다. 내부에선 땅 투기, 위에선 미사일 발사로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 차관에는 최영준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앉혔다. 최 신임 차관은 행정고시 35회로, 미국 아이다호대 정치학 박사 출신이다. 동시에 통일부에서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을 맡은 바 있어 북미 양측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강 대변인은 "다년간 통일·대북 정책 수립·조정 경험을 통해 쌓아온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남북 긴장 관계를 완화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체제)의 재가동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 및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최근 한미는 방위비분담금을 합의했는데, 올해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분담금이 지난해 대비 13.9% 오른 1조1833억원으로 결정났다. 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지급하는 인건비를 포함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신임 병무청장에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인선했다. 정 신임 청장은 공군사관학교 31기 출신으로, 공군 기획관리참모부장을 지냈다. 한미연합사령부에선 정보참모부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정 청장에 대해 "군 병력 운영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국방정책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정한 병역기반 조성, 안정적 병력 충원 등의 주요 과제를 원활하게 이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백신이 세계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입 문도 곧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패권 경쟁도 다시 시작된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은 무역이 국가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미-중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이다. 나아가 일본의 경제보복 등 갈등으로 코로나19 극복 이후 무역 상황은 어떻게 돌아갈지 미지수로 남았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신임 관세청장에 임재현 기재부 세제실장을 지명했다.

행정고시 34회이자 연세대학교 경제학 석사 출신인 임 신임 청장은 기재부 소득법인세정책관과 조세총괄정책관 등의 이력이 있다.

강 대변인은 임 청장를 "조세행정 전문가"라고 평가하면서 "조세 분야 전반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관세 정책·제도의 총괄·조정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관세행정 혁신 및 수출입 기업 통관 지원 등을 통해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신임 최영준 통일부 차관, 정석환 병무청장, 임재현 관세청장 (사진=청와대)
신임 최영준 통일부 차관, 정석환 병무청장, 임재현 관세청장 (사진=청와대)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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