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동맹국들에 미·중 사이 선택 강요 하지 않아”
블링컨 “동맹국들에 미·중 사이 선택 강요 하지 않아”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3.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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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유럽 방문 연설
(사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은 동맹국들에 미·중 사이 선택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5일 로이터·블룸버그·AFP 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나토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 참가해 이같이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해당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유럽 동맹국들이 미·중 사이에서 중국에 강경노선을 강제하려고 시도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유럽 동맹들은 그동안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왔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보다 더 강경한 자세를 요구해 왔다.

블링컨 장관은 “동맹국들은 각국이 가능한 상황에서 중국과 협력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기후변화 문제를 중국 측과 협력이 필요한 당면과제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제 시스템의 규칙 및 서방국가들이 공유한 가치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으나 만약 미국과 동맹국들이 국제질서를 위해 긍정적인 비전을 갖고 협력해 나간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는 중국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턴 장관은 “미국과 동맹국이 함께 행동할 때 ‘훨씬 더 강하며 훨씬 더 효과적’인 대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유럽 및 아시아의 동맹국들과 미국이 함께할 수 있다면 60%까지 치솟는다고 강조했다.

또 이것은 “어떤 식으로든 중국이 무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이날 5세대 이동통신(5G)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기술은 심각한 감시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며 “동맹국(스웨덴·핀란드·한국 등)들의 기술 기업들이 뭉치고 안전하고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중국을 겨냥한)대안책을 육성하기 위해 공공·민간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나토 동맹국, 유럽연합(EU) 협력국들과 공동 협력해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블링컨 장관은 유럽 방문 첫날인 2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약화한 나토 동맹국과의 협력관계 재건에 나섰다.

실제로 미국의 우호적(EU·영국·캐나다 등)인 국가에서는 지난 22일 중국 신장 자치구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 위구르족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중국 제재를 잇따라 공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호세프 보렐 EU 외교, 안보 정책 고위대표와 만나 중국 인권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는 중국을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다만 중국의 부상은 우리의 모두의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은 우리 모두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이 홍콩 내 민주적 시위를 다루는 방식, 자국의 소수집단과 위구르족을 어떻게 반 인권적으로 다루고 어떻게 국제 질서를 무력화하려고 노력하는지에서 그 모든 것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외에도 러시아에 대해서도 동맹국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브리핑에서 “미국이 원하는 것은 러시아와 최소한 예상이 가능하거나 안정적인 관계를 갖길 바란다”면서도 “미국은 동맹의 이익을 위해 러시아와 협력을 하는 동안에도 러시아의 무모하거나 적대적 행위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독일-러시아간 천연가스 가스관 건설사업 ‘노르트 스트림-2’와 관련해 전날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에게 해당 사업과 연계된 독일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