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절벽 ③] 가공유 최강자 빙그레...건강·이커머스 역량 강화
[우유절벽 ③] 가공유 최강자 빙그레...건강·이커머스 역량 강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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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우유, 요플레 앞세워 소비층 세분화…1조원 클럽 초읽기
건기식 비바시티·마노플랜 호응…온라인 매출 2배 성장 고무적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수출상품 다양화 글로벌 사업 탄력 기대
빙그레 남양주 생산공장. (제공=빙그레)
빙그레 남양주 생산공장. (제공=빙그레)

빙그레(대표 전창원)는 국내 가공유와 발효유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가운데, 코로나19 위기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을 이어갔다. 올해엔 주력상품의 소비층 확장으로 1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와 건강기능식품 진출, 이(e)커머스 공략 등 새로운 동력을 앞세워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서겠단 계획도 세웠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해 포함 3년 연속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매출액(개별기준)은 8381억원, 8572억원, 9075억원으로 지속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8년 353억원에서 지난해 424억원으로 2년 새 20% 성장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가공유·발효유 등 주력 상품군이 매 분기마다 고르게 성장한 영향이 컸다. 

증권가 추정 가공유를 포함한 냉장상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5%가량 늘었다. 아이스크림 등 비냉장식품 매출 역시 전년보다 13% 이상 성장했다. 여기에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시너지 효과로 빙그레의 2020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9.2% 증가한 9591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클럽 가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빙그레 주력 상품은 바나나맛우유로 대표되는 가공유 ‘단지우유’와 ‘요플레’, ‘닥터캡슐’ 등 발효유를 꼽을 수 있다. 냉장커피 ‘아카페라’와 ‘따옴’ 주스, ‘투게더’ 등 아이스크림과 ‘꽃게랑’ 스낵도 스테디셀러로서 각각 해당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핵심인 가공유와 발효유는 각각 25%, 16%를 차지할 만큼 사업 중요도가 높다. 빙그레는 인구 감소로 유가공 산업 전반에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관련 소비층을 세분화하고 상품을 다양화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가공유 최고 브랜드인 단지우유는 바나나맛우유 외에도 저칼로리 바나나맛우유 라이트와 딸기맛우유, 바닐라맛우유에 이어 최근 밀크티맛단지까지 라인업을 꾸준히 다변화했다. 또, 시즌 때마다 캔디바맛·토피넛맛·귤맛 등 다양한 한정판을 제작하며 밀레니얼과 Z세대 취향을 제대로 읽고 있단 평가를 받고 있다. 출시한지 50여년에 가까운 역사에도 불구하고, 맛과 품질, 화제성 등 여러 면에서 호평 받으며 가공유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굳혀가는 상황이다. 

어느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요플레 역시 시장의 다양한 니즈(Needs)를 재빠르게 읽고 다변화에 성공했다. 판매되는 요플레 카테고리만 15가지에 이른다. 최근 들어 단백질 성분을 강화한 ‘요플레 프로틴’, 식사대용 요거트 ‘요플레 밀’, 다른 재료를 첨가해 먹는 ‘요플레 토핑’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발효유 시장을 이끌고 있다.

요플레 프로틴은 지난해 4월 판매 이후 누적 매출 80억원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좋다. 최근엔 장·근육·뼈 건강을 고려한 신제품 ‘요플레 트리플 케어’를 출시했다. 요플레 토핑도 시장에 선보인지 2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4000만개, 연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빙그레는 올해 가공유와 발효유 주 소비층인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소용량·시니어에 최적화한 상품 발굴로 유가공 트렌드를 주도하겠단 계획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수요가 가파른 건강기능식품과 온라인 시장은 빙그레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빙그레는 2019년 여성 전용 건기식 ‘비바시티’에 이어 지난해 남성 타깃의 ‘마노플랜’을 잇달아 내놓으며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 브랜드는 빙그레의 건기식 통합 브랜드 ‘TFT’의 하위 상품군이다. TFT는 Taste(맛)와 Function(기능), Trust(신뢰) 등 세 가지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다. 오랜 기간 소비자에게 제품 맛과 품질, 신뢰도 면에서 충분히 입증 받은 점을 발판삼아,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능력을 보여주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빙그레 건기식은 지난해 7월 오픈한 TFT 온라인몰 위주로 판매 중인데,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현재 관련 월평균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3배 상승했다”며 “올해엔 각 타깃에 맞는 건기식 제품 발굴과 소통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빙그레의 남성 전용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마노플랜’ (제공=빙그레)
빙그레의 남성 전용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마노플랜’ (제공=빙그레)

온라인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인다. 지난해 빙그레 온라인 사업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엔 온라인 채널 확장을 지속하는 한편, 물류 효율화와 전용 제품 출시를 통해 관련 매출을 더욱 끌어올리겠단 구상이다. 

빙그레는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연매출 2000억원 수준의 해태아이스크림을 품에 안으면서, 국내 빙과시장에서 단일사업자 기준 롯데제과를 제치고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발판으로 올해 내수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한편, 기존의 메로나 등 바(Bar)는 물론 부라보콘과 같은 콘(Cone)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해 글로벌 빙과시장 공략에 나선다. 

빙그레의 글로벌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빙과를 포함한 빙그레의 지난해 수출 규모는 전년보다 12.5% 늘어난 711억원이다. 중국·미국·베트남 등 해외법인을 통해서도 11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거뒀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홍보·마케팅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기대한다”며 “해태아이스크림의 경쟁력 있는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