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지형 바꾸자'… 벌써부터 국민의당 '흡수' 군침
'대선판 지형 바꾸자'… 벌써부터 국민의당 '흡수' 군침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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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與 심판 앞장서겠다… 정권교체 길 활짝 열 것"
유승민, 안철수에 "힘 합쳐라"… 원희룡 "큰 역할 할 것"
안철수 입지 축소 속 '제3세력' 윤석열 '표심 향방' 주목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면서 차기 대통령 판세와 정치 지형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난 후 야권 안에선 당권·대권 경쟁이 치열할 공산이다.

23일 김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 후보와 경쟁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선거 도중 그 일을 추진할 수는 없다"며 "선거를 승리로 이끈 다음 야권 전반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 개편하고, 그때 국민의당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초 '더 큰 2번을 만들겠다'던 안 대표는 이날 오 후보에게 밀리면서, 정계에서의 국민의당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치권과 일부 평론가 사이에선 안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연대해 제3세력을 형성, 한국 정치판을 물갈이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보선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이변은 없었다. 안 대표가 제3지대 한계를 보여줌으로써 '당 대 당' 통합 여부는 사실상 국민의힘 손에 달리게 됐다. 중도층 외연확장 주도권도 국민의힘이 갖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내심 안 대표가 선출되길 바라고 있었단 후문이다. 안 대표가 야권 중심에 서면 야권 재편 흐름의 본격화로, 장외에 있는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서울시장 선거에 투영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보선을 물론 차기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까지 야권 분열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안 대표의 선방이 여당에도 유리하단 것이다.

정계 개편 구심점에 선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제3지대를 흡수 통합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되는 순간이 정계 개편"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오 후보는 최종 후보에 오른 후 실시한 기자회견에서 "무능하고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는 길에 제가 앞장서겠다"며 "정권교체의 길을 활짝 열라는 시민 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을 반드시 받들겠다"며 벌써부터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오 후보는 앞서 전날에는 "단일화가 되면 바로 윤 전 총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홍정욱·금태섭 전 의원 등 유능하고 정의로우며, 합리적인 중도 우파 인사를 삼고초려할 것"이라며 "명실공히 든든한 개혁 우파 플랫폼(기반)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야권의 일부 대선잠룡도 오 후보에게 축하 전언을 보내는 동시에 안 대표의 보선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일부는 이들이 안 대표를 대권가도를 달릴 교두보로 만들려는 전략이라고 본다. 대선 과정에서 안 대표는 손을 잡으면 득이 되지만 갈등 우려가 있고, 그렇다고 남에게 뺏기면 아쉬운 일종의 '계륵' 같은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민의힘은 5년간의 연패를 끊고 승리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그 출발이 4월 7일 재·보궐 선거"이라고 부각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국민의힘은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진심을 다해야 한다"며 "낡은 보수와 과감하게 결별하고, 시대와 국민이 원하는 개혁과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훈수했다. 이어 안 대표에게 "야권 승리를 위해 힘을 합쳐 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이제 모두 힘을 모아 서울시장 탈환에 나서자"며 "서울 교체가 정권 교체"라고 촉구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경우 안 대표를 향해 "굳은 의지와 뚝심으로 여러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이번 선거 이후 야권의 혁신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