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사느냐" vs "네거티브 참담"… 부산시장 보선 '진흙탕 싸움'
"어디 사느냐" vs "네거티브 참담"… 부산시장 보선 '진흙탕 싸움'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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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영춘 쪽 '인력 증강'… 강경화·박능후·도종환 등 투입
김영춘 "박형준 환상 깨지는 중… 여론, 경제선거 치르자 한다"
국민의힘 "박형준 끌어내리기에 혈안… 여당 뻔뻔함 대단하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왼쪽)과 국민의힘 박형준 전 의원이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 선거관리 위원회에서 보궐선거 부산시장 후보 등록을 하며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왼쪽)과 국민의힘 박형준 전 의원이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 선거관리 위원회에서 보궐선거 부산시장 후보 등록을 하며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시장 보궐선거 판세를 돌리기 위해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동시에 김영춘 후보에 인력을 지원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역시 성폭행 사건으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가덕도 인근 땅 투기 의혹으로 맞불을 놓는 등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건 모양새다.

민주당 김 후보 측은 22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과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도종환 전 문화체육부 장관,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이 특별고문으로 합류한다고 알렸다. 대부분 김 후보가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을 때 호흡을 맞춘 인사로, 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해 관계 기관 협력을 구하고 정책 개발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사전투기 등 공직자 비위 사태에 대해 "송구스런 마음을 누를 길이 없다"면서도 박 후보에 대한 맹비난은 멈추지 않고 있다.

김 후보 선대위는 논평을 통해 박 후보에게 '어디에 살고 계시냐'며 그가 초호화 아파트에 산다는 걸 부각하고 나섰고, 김 후보의 경우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박 후보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과정에서 부동층이 늘어나고 있다"며 "부산에서 (여야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많이 좁아지고 있으며, 부산 선거 만큼은 경제 선거로 치러야 한다는 여론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판세 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박 후보는 여당과 진보권이 제기하는 각종 논란에 해명하면서 정책 제시에 열을 올리고 있고, 박 후보 선거사무실과 부산시당에선 후방 지원을 위해 여당에 역공을 취하는 이중전략 체제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오 전 시장 일가가 부산 강서구 대한제강 가덕도 부지와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진례읍 등 부지를 통해 최소 346억76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를 지적하고 나섰다.

지도부에선 부산에 지역구를 둔 김미애 최고위원이 "여직원 2명에 대한 성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전 시장의 첫 공판이 오는 23일에서 보궐선거 이후인 다음달 13일로 미뤄졌다"며 "'재판 준비를 위해 검토할 기록이 많다'는 오 전 시장 측 변호인단의 요구를 법원이 받아 준 것인데, 재판 준비가 아니라 선거 준비를 위한 시간벌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권력형 성범죄가 보궐선거의 원인이라는 게 부산시민께 각인될까 두려운 게 진짜 이유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는 또 "내로남불 문재인 정권의 뻔뻔함은 가히 대단하다"며 "민주당은 '박 후보 아파트가 큰 시세차익을 보게 됐다'며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비판하는데, 그 시세차익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인가. 현 정권의 무능과 부도덕 때문에 비정상적 가격이 형성된 것"이라고 고언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을 거론하면서 "관권선거가 실질적으로 국민 여론을 움직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막장은 '아니면 말고식' 네거티브(음해성)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라며 "2030년 부산을 세계적 해양 도시로 멋지게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1위를 달리는 박 후보 끌어내리기에만 혈안이 된 듯 마타도어(중상모략)에 집중하는 걸 보면 참담하다"고 비꼬았다.

한편 같은 날 입소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중앙일보 의뢰, 지난 19~20일, 부산 거주 성인 1003명 대상)를 보면 부산시장 가상대결에서 박 후보는 51.2%를 얻었다. 김 후보는 28.6%로, 22.6%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또 응답자의 54.2%는 '정권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를 찍겠다'고 피력했고,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31.4%였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7.5%, 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