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벼랑 끝 설전을 벌이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이번엔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서로 양보하겠다고 나섰다.
오 후보는 1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비록 여론조사의 기본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안 후보가 제안한 '무선전화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오 후보는 "이 결정은 또 하나의 바보 같은 결정이 될지도 모른다"며 "이 결정으로 제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택되지 못하는 정치적 손해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울시장을 탈환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당초 오 후보는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조사해 합산하되 유선전화 10%를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해왔지만, 유선전화 10%를 포기하고 무선전화 100%를 받아들인 것이다.
비슷한 시간대 안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력과 적합도를 50%씩 반영하되, 응답자에게 한 항목씩만 물어보고 유선전화 10%를 포함하는 게 (국민의힘) 당의 입장"이라며 ""참 이해하기 어렵지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오 후보는 안 후보가 요구한 '100% 무선조사'를, 안 후보는 오 후보가 요구한 '유선조사 10% 반영'을 수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경쟁력'과 '적합도'를 나눠 조사하는 방식에 의견이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다만 "오늘 아침 '국민의힘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했더니, 해석의 뒷말이 많다"며 "이런 행동이 제 결심과 진정성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한편 두 후보는 이날 각자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당초 두 후보는 이날까지 후보 단일화 경선을 마치고 최종 후보만 후보자 등록을 마치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