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간 吳·安 '아름다운 단일화'… 성사되도 '컨벤션 효과' 미지수
물 건너간 吳·安 '아름다운 단일화'… 성사되도 '컨벤션 효과' 미지수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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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단일화 협상 결렬에 "오세훈 제안 수용하겠다" 선회
뒤늦은 '대의'에 野 지지층 실망… 벼랑 끝 대치 이어질 가능성
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과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헤어지고 있다. 양당 사무총장은 "단일화 실무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등록 전 단일화하려던 시도가 사실상 불발됐음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과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헤어지고 있다. 양당 사무총장은 "단일화 실무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등록 전 단일화하려던 시도가 사실상 불발됐음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방식 등을 두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9일까지 기호 2번과 4번으로 후보등록 절차를 마칠 공산이 커졌다.

안 후보는 18일 오전 양측 단일화 실무협상단이 '협상 결렬' 소식을 알리자 오후에 기자회견을 열고 "오 후보가 수정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을 전적으로 수용하고자 한다"며 "대의를 위해 수용하겠다"고 긴급 입장문을 냈다.

오 후보 측도 이에 "안 후보 제안을 환영한다"며 "협상단이 조속히 협상을 재개하고, 세부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재논의를 촉구했지만, 당초 두 후보가 내세운 '후보 등록 전 단일화'가 불발하면서 조기 시너지(상승작용) 효과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은 유선전화(자택전화)와 무선전화(휴대전화)를 혼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당은 100% 무선전화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이를 두고 대치한 이유는 유선전화에선 보수 성향이 있는 노년층이, 무선전화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도·진보적 성향을 보이는 청·장년층이 더 많이 응답한다는 여론조사 업계와 정치권의 통설 때문이다.

양측의 협상 과정이 길어짐과 동시에 단일 후보 등록도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야권 지지층의 피로도와 실망감도 쌓일 우려가 높아졌다. 일각에선 이들이 뒤늦게 양보하는 듯한 입장을 취한 것을 두고 '단일화 협상 결렬로 인한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면피성 발언'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투표용지 인쇄일인 29일 이전에 단일 후보가 선출되더라도 컨벤션 효과(정치적 행사 후 지지율 상승 현상)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 안에선 원로급 인사가 계속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은 김 위원장을 겨냥해 "실무협상에 또다시 방해꾼이 등장해 이 일을 그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단일화 주체는 두 후보이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을 당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김 위원장이 안 후보를 향해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고 말한 것을 거론하면서 "김 위원장 본인 정신이 이상해 진 거 아니냐"고 비꼬았다.

반면 오 후보는 안 후보가 김 위원장을 '상왕'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그런 말은 진정한 단일화를 원한다면 안 하는 게 도리"라며 "목표 달성을 위한, 결과적으론 이간질하는 말"이라고 김 위원장을 옹호하는 동시에 안 후보에 대해선 여전히 대립각을 세웠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