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과 합당 추진"… 오세훈 "당장 입당부터 하라"
안철수 "국민의힘과 합당 추진"… 오세훈 "당장 입당부터 하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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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단일화 사흘 앞두고 "단일 후보돼 野 대통합 기반 다질 것"
중도층 이반 가능성에도 강수… 오세훈 "왜 단일화 이후인가" 역공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 결정을 사흘 앞두고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정통 보수 진영에 흡수될 공산이 커지면서 제3지대와 중도층 기대도 기로에 섰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구상을 알리면서 "야권 단일 후보가 돼 국민의힘과 통합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야권 대통합의 실질적 기반을 다지겠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이 돼 국민의당 당원 동지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추진하겠다"며 "마지막 3단계로 양당 합당의 기반 위에서 범야권의 대통합을 추진함으로써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반드시 놓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같은 방안에 대해선 "시대가 야권 전체에 내리는 명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도 지지층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성과 함께 '결국 구태 진영과의 결합'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 있음에도 안 대표가 이같은 강수를 둔 것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겠단 포석으로 읽힌다.

오 후보가 시간이 지날수록 제1야당 후보로서 지지율이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해 자신이 서울시장에 돼도 국민의힘과 통합해 제1야당의 서울시장이 될 수 있단 점을 부각한 것이다. 실제 안 대표는 최근에는 '더 큰 2번, 더 큰 야권'을 언급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대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중도층보단 보수층에 구애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안 대표는 17∼18일 오 후보와의 단일 후보 적임자 여론조사를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도 오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품는 유권자, 정권교체를 위해 누구든 이번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또 야권이 되려 분열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제 진정성을 왜곡해 저와 저를 지지해주는 국민의힘 지지층을 떼어놓으려는 이간계"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합만이 살길"이라며 "안철수의 승리는 야권 전체의 승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야권 단일 후보가 되지 않아도 대통합을 위해 합당을 하겠단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안 대표의 이같은 승부수에도 오 후보는 오히려 "(합당 논의가) 왜 단일화 이후여야 하느냐"며 "야권 통합의 절박함과 필요성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줄었다가 늘어나기도 하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선거가 3주밖에 안 남았고, 단일화의 약속은 3일밖에 안 남았다"며 "만약 야권통합의 조건이 단일화라면 국민께 그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어 "합당의 시작은 바로 지금, 오늘부터 추진해달라"며 "단일화 이후로 미루고, 합당 추진하며 시간을 소모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선 입당 후 합당"이라고 역제안하기도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