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용악화기 취업자, 3~4년간 임금손실 발생"
한은 "고용악화기 취업자, 3~4년간 임금손실 발생"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1.03.1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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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 취업 늘며 노동조건도 함께 하락
저학력·인문계 출신일수록 손실 폭 커
대학별 실질임금에 미치는 영향(왼쪽)과 대학전공별 실질임금에 미치는 영향. (자료=한국노동패널, 한은)

코로나19 여파 등 고용시장 악화기에 취업한 사람은 최대 3~4년간 통상 시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용시장 악화로 인해 하향 취업이 늘면서 노동조건도 함께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저학력·인문계 출신 취업자일수록 손실 임금폭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고용상황 악화가 신규 대졸자에게 미치는 장단기 영향'을 보면, 실업률이 1%p 오를 경우 그해 취업한 신규 대졸 노동자는 실업률이 오르지 않았을 때보다 최대 3~4년간 2.3%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별로는 중·하위권과 2년제 대학 신규 졸업자에게서 임금이 크게 하락했다. 전공별로는 인문계 졸업자의 임금 하락 폭이 가장 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업적 특성이 강한 의약·사범계열 대졸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악화로 단순노무·서비스직 등 하향 취업을 택하는 청년 대졸자가 늘면서 취업의 질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졸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에 취업하는 경우 단기적으로 임금이 하락하는 등 노동조건 악화를 초래한다"며 "앞으로 청년들의 경력개발 과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졸업 당시 노동시장 충격은 임금뿐 아니라 대기업 취업률 악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졸업연도 실업률이 1%p 오를 때 대기업 취업 가능성이 1~2년 차에 3.5%p 하락하고 3~4년 차에 2.3%p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 관계자는 "청년층 고용대책은 최근 고용상황 악화로 인해 청년층 실업 문제가 지속하는 구조적 문제로 연결되지 않도록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청년 채용 유인을 제고하기 위한 세제 혜택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상위권 대학은 중앙일보 대학평가 기준 상위 30개 대학, 중·하위권은 상위 30개 대학을 제외한 4년제 대학, 2년제는 2년제 대학으로 구분했다.

choi133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