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필두 '기술주 조정' 급물살…연준 조기 정상화 '갑론을박'
테슬라 필두 '기술주 조정' 급물살…연준 조기 정상화 '갑론을박'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3.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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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아마존 등 미 증시 주도주 고점 대비 두 자릿 수 급락
금리 상승·경기 회복 신호에 유동성 장세 마감 우려 급증
테슬라 모델X.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 모델X.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금리 상승 여파에 작년 저금리·고유동성 장세 흥행을 주도한 기술주들의 부진한 움직임이 목격되고 있다. 특히 고공행진 하던 테슬라 주가는 5거래일 연속 곤두박질 치고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와 함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올라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이은 선긋기에도 조기 긴축 선회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8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지수는 310.99p(2.41%) 하락한 1만2609.16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다우지수가 0.97% 상승하고, S&P 500지수가 0.54%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 기대감과 금리 상승 우려가 혼재한 가운데 나스닥만 유독 부진한 움직임을 보인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특히,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5.84% 급락한 563달러로 마감하면서 5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 투자자들은 테슬라 등 고평가 종목을 팔아치우고 있다.

◇  미국 증시 이끌던 기술주 패닉

최근 기술주 부진 현상에서도 테슬라 약세는 단연 두드러진다. 다른 기술주의 고점 대비 하락폭도 더 크다. 현재가는 지난 1월26일 고점(883.09달러) 대비 36.2%, 연초 대비 20.2% 빠진 수준이다. 

이날 마켓워치에 따르면, 종목별 고점 대비 하락폭은 애플 -16.3%, 아마존 -15.5%, 페이스북 -13.3%, 넷플릭스 -13%, 마이크로소프트는 5.9%, 구글 2.1% 등이다. 

테슬라 주가는 작년 코로나19 이후 펼쳐진 제로금리·유동성 장세에서 고공행진 역사를 썼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000배가 넘는 PER(주가수익비율)을 기록하면서 월가의 고평가·버블 논란 중심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테슬라 주가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300.15%, PER은 761.44배다.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고평가 상태다 

박성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강세장의 배경이었던 유동성 장세가 금리 상승으로 종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했고, 밸류에이션 부담감까지 가중됐다"며 "금리 상승과 실적 장세 진입 가속화는 성장주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시키는 동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리 상승 여파,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이 더해지면서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나 기금금리를 예상시점보다 따르게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긴축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연준은 매년 3·6·9·12월 경제전망 테이블을 통해 점도표를 발표한다. 작년 12월에 발표한 점도표에 따르면, 중간값은 연방기금금리가 2023년 말까지 현 수준인 0.00~0.25% 동결을 시사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 이상으로 올라서면서 연준 금리 인상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율(BEI)은 장중 2.26%대까지 올랐다. 

미국 투자회사인 로이트홀트 그룹의 제임스 폴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난 8일 투자자 노트에서 "채권시장의 현재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2.25%인 것을 감안할 때 여전히 금리는 상승 가능성이 많다"며 "누구나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미 국채 10년물 금리에 대한 당사 예상치는 연중 2%를 상회한다"고 지적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 원인은 시중 금리 상승에 따른 할인율 상승으로 판단된다"며 "금융시장은 Fed(연준)가 3년 전처럼 서둘러 긴축으로 통화정책을 선회하면서 유동성 장세를 끝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금융시장 기대 오락가락…'오버슈팅' 진단도 

일각에서 제기하는 연준의 조기 정상화 우려가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고용 시장이 그만큼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첫 번째로 연준의 목표 실업률은 4.1%(현재 6.2%)다. 여기에 연준은 그간 노동시장에서 소외됐던 계층까지 수월하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지 상황을 고려한 정성적 지표 충족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 경기가 이런 조건에 도달하기까지 현실적으로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경기 회복과 성장 지원이라는 명분을 일정 부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연준의 정책금리나 테이퍼링을 촉발하는 요인은 고용과 물가"라며 "현재 구조적 실업에 놓여있는 사람들은 바로 구직이 어려운 만큼 앞으로의 실업률 하락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입장이다. 연준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격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 등의 물가 상승 기대가 연준의 조기 정상화를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수요 회복에 따른 핵심 물가 상승 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지 언론은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1조9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법안이 이번 주 통과되면, 주요 사안 중 하나인 1400달러 현금지급안은 이달 중 바로 집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가구의 재원이 충족되면 소비 심리가 강하게 일 수 있다는 것도 시장의 우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때 경기 침체가 강했고, 3분기 이후 회복세가 나타난 것을 고려하면 수요 회복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시차가 적용될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통상 수요 회복이 반영되는 12~18개월 시차를 적용하는 경우에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하고, 또 이것이 연준의 금리 인상 트리거로 작용하는 시점은 보수적으로도 2023년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준이 조기 출구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 유럽 선물시장 등에서는 내년 한 차례 인상 등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다만, 연준이 구두발언을 통해 계속해서 현 수준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완전고용 도달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제지표 호전,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국채 발행물량 증가 기대 등 금융시장이 앞당겨서 반영한 측면이 있는데, 너무 앞서 달렸을 가능성도 있다"며 "금융시장의 기대는 왔다갔다 한다"고 지적했다. 

swift20@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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