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는데 '사람' 없는 安… 초조해지는 국민의당
'경쟁력' 있는데 '사람' 없는 安… 초조해지는 국민의당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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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나경원 등 국민의힘 선대위 합세… '절반 대선급' 운영
국민의당, 군소정당 한계… 입지도 역시 갈수록 오세훈 '유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서울시당을 찾아 서울시당위원장인 박성중 의원의 안내를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서울시당을 찾아 서울시당위원장인 박성중 의원의 안내를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서울시장 경쟁력 부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지만, 군소정당 한계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9일 엠브레인퍼블릭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지난 7~8일 뉴스1 의뢰, 서울시민 1009명 대상)에 따르면 '야권의 단일 후보로 누구를 더 지지하느냐' 묻는 질문에 응답자 34.4%가 안 후보를 꼽았다. 오 후보 지지율은 29.4%로 나타났고, '없음·모르겠다·무응답'은 34.5%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 16.7%,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입지력 부문에선 안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실제 선거에 돌입하면 파급적 효과를 낼 수 있을진 미지수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절반 대선급' 수준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물론 유승민·김무성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 거물급 인사도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아직 선대위 명단을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까지도 안 후보 선거 캠프에선 선거 지원에 나설 인력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함께 선거를 뛰었던 출마자 등을 대거 모집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을 것이란 게 정치권 중론이다.

나아가 오 후보 지지율도 점진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같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박영선과 안철수가 대결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46.2%가 안 후보로 답했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단 의견은 38.7%다.

하지만 오 후보와 박 후보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오 후보가 43.1%의 지지율로 박 후보 39.3%를 근소하게 앞선다는 결과가 함께 나온 상황이다. 3자 대결에선 박 후보 35.8%, 오 후보 25.4%, 안 후보 26.0%다. 안 후보가 없어도 국민의힘에 승산이 있단 기대감이 나오면서, 안 후보 입장에선 지지율이 높을 때 오 후보를 흡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안 후보 측에서 야권 단일화 실무협상단을 지휘하고 있는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어영부영 시간 끌다가 장이 파한 다음에 뒤늦게 좌판을 깐다면 물건이 아무리 좋아도 돌아가신 손님은 결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논의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이 총장은 "이미 두 후보가 후보 등록일인 오는 18~19일 이전에 단일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는데 합의한 만큼 실무협상 논의를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며 "밤을 새워서라도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성실한 자세와 마음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단일화 규칙에 대해선 "자신들도 받지 못할 안을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두 당 모두 성실의 의무를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이 자칫 안 후보를 흡수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읽힌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느긋함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협상단을 이끄는 정양석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입장을 조율하는 게 먼저"라고 말하면서 구체적 협상안에 대해선 "노코멘트(답변거절)"라고 일축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