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악 타이밍 '부동산 악재' 철저히 대응해야
[기자수첩] 최악 타이밍 '부동산 악재' 철저히 대응해야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3.0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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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연일 시끄럽다. LH 경영진은 물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정세균 국무총리도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직접 나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당부했다.

이번 의혹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보궐선거뿐 아니라, 1년여 남은 대통령 임기 동안 3기 신도시와 2·4 대책 등 대규모 공급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터진 악재다. 최악의 타이밍이라 할만하다.

2·4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4주째 전국 아파트 매매·전셋값은 상승세는 둔화 양상을 보인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주간 상승률은 2월1일 0.28%에서 이달 1일 0.24%로 감소했다. 전셋값 상승률도 2월1일 0.24%에서 3월1일 0.17%까지 둔화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정부가 발표한 공급대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청약 대기 수요들은 언제든 매매 수요로 돌아설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앞으로 1년간 집값 전망을 물은 결과,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61%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인 작년 11월5일 59%보다 2%p 늘었으며, 1년여 전인 작년 3월5일(37%) 보다는 24%p 급증했다. '변화가 없을 것'과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17%, 13%에 불과했다.

여전히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의 여파가 계속될 경우, 3기 신도시 등 대기 수요로 돌아선 매매 수요가 다시 회귀할 수 있다. 정부의 대규모 공급까지 시차가 수년 남은 상황에서 대책 발표를 통한 심리적 안정 효과가 사라지게 되면 2월 한 달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인 부동산 시장은 언제든 다시 꿈틀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앞으로 공급정책의 성패는 이번 전수조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대로 된 조사나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는 공급대책을 추진할 동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철저한 조사와 연루자들에 대한 필벌이 있어야 한다. 상반기 내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인 신규 공공택지 등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전수조사와 그에 따른 조치가 필요하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드라이브를 걸어 성과를 내려 했던 부동산 부문에서 최악의 타이밍에 대형 악재를 맞았다. 3기 신도시, 나아가 2·4 대책 등 공급정책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면 이번 사태에 대한 투명한 조사와 지위고하를 막론한 엄중한 처벌을 통해 국민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