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친환경 효성' 가속화…총수 역량 발휘 '주목'
조현준 '친환경 효성' 가속화…총수 역량 발휘 '주목'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3.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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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수소위원회' 합류 전망…1조2000억 투자 계획
생산·저장·운송 망라…액화수소 선두 지위 굳히기 돌입
조현준 효성 회장.(사진=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사진=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은 그룹을 친환경 시장 선도 기업으로 이끄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조 회장은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며 관련 사업 등을 개척해왔다. 조 회장이 총수에 오르면 효성의 친환경 시장 전략은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올해 상반기 중 설립 예정인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에 합류한다.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국내 기업 간 수소사업 협력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협의체다.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효성을 비롯해 현대차, SK, 포스코, 한화 등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효성은 이들 기업 간 국내 수소 사업에서 생산·저장·유통의 한 축을 맡아 오는 2030년까지 액화수소플랜트 구축과 액화충전소 보급 등을 위해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효성은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 전문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손잡고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운송, 충전시설 설치·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Value Chain, 가치사슬)을 구축한다. 효성은 린데그룹과 손잡고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여제곱미터(㎡, 약 1만여평)에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한다.

조 회장은 지난 5일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수소경제 활성화의 핵심인 수소에너지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며 “수소분야의 선두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Joint Venture)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액화수소 판매법인 효성하이드로젠과 생산법인 린데하이드로젠을 설립했다.

이번 계약으로 린데하이드로젠은 오는 2023년 초까지 울산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톤(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한다.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액화수소는 연 10만대의 자동차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또 13만t의 배기가스가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

액화수소는 기존 기체수소보다 효율성이 높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에 비해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저장과 운송이 용이하다. 특히 액화수소 충전 시 승용차 1대에 소요되는 충전시간은 3분에 불과해 기체수소의 12분보다 4배 빠르다.

또 기체 수소의 경우 탱크로리 1개에 250킬로그램(㎏)을 운송하지만 액화수소는 14배인 3500킬로그램(㎏)까지 운송할 수 있다. 더불어 고압의 기체 수소에 비해 액화수소는 저압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하다.

효성은 이 공장 건설로 차량용과 함께 드론, 선박, 지게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 수소 에너지가 사용되면 수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하이드로젠은 액화수소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전국 120여곳에 수소충전이 가능한 충전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액화수소는 한국에 상용화 돼 있지 않아 효성이 첫 발을 디딘 셈”이라며 “효성은 린데그룹과 처음 계획했던 대로 변동 없이 사업을 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은 수소 연료탱크의 소재로 주목받는 탄소섬유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섬유(실)에 탄소를 92% 함유한 제품으로 철에 비해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하는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효성은 지난 2011년 국내 첫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019년 8월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오는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연간 탄소섬유 생산량을 2만4000t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조 회장은 오는 5월 그룹 총수로 지정되면 효성의 신사업 추진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현재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 회장으로 총수를 변경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한 상태다. 공정위는 오는 5월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을 지정해 발표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