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수 전 하사 사망…외신 “한국, 성소수자에게 인색”
변희수 전 하사 사망…외신 “한국, 성소수자에게 인색”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3.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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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수 전 하사. (사진=연합뉴스)
변희수 전 하사. (사진=연합뉴스)

변희수 전 하사가 사망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변 전 하사는 3일 오후 5시50분경 이웃주민들과 지역 정신건강센터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변 전 하사의 주민들은 변 전 하사의 집 주변에서 무언가 썩는 악취가 났고 변 전 하사를 본 지도 오래됐다고 전했다.

변 전 하사는 약 3개월 전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정신건강센터는 이후 변 전 하사가 재차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것을 우려해 ‘중점 관리자’로 살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변 전 하사는 성전환 수술 이후 하사로 근무하던 군에서 ‘장애3급’ 판정을 받고 강제 전역을 한 후 지난해 한 지방 도시로 내려와 살았으나 가족과도 연락이 잘 닿지 않았으며, 정신건강센터와의 상담 과정에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변 전 하사는 육군에 강제전역 취소 요청을 하고, ‘변희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도움을 얻어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그동안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당당히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여 왔기에 사망 소식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다음달 15일은 변 전 하사의 전역 처분 취소 소송 첫 변론일이다.

주요 외신들은 변 전 하사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한국은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매우 인색하다고 전했다.

특히 영국 BBC는 “한국 사회에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는 것은 장애 및 정신질환, 나아가 ‘죄악’으로까지 치부한다. 더욱이 성 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조차 마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보도를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더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며 죽음은 애석하지만 극단적 선택을 한 변 전 하사를 두둔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한국 내 소수자 인권을 위한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꼬집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