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트롯 신동 전유진과 우리의 길
[기고 칼럼] 트롯 신동 전유진과 우리의 길
  • 신아일보
  • 승인 2021.03.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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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필 대전테크노파크 감사팀장
대전테크노파크 감사팀장 경영학박사 권혁필
대전테크노파크 감사팀장 경영학박사 권혁필

요즘 유튜브를 보면 포항출신 트롯신동 전유진 신드롬이 실로 대단하다. 전유진 관련 동영상은 조회수가 최대 1500만뷰(View)에 달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얼마 전 모 방송사의 트롯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국민투표 획득수에서 압도적 1위로 타 경쟁자들을 모두 합친 숫자보다 많았다.

전유진은 정식 가수도 아닌 단지 트롯을 잘 부르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이다. 그 어린 청소년이 유명한 대한민국 트롯 가수들을 제치고 신드롬을 일으키는 것을 보며 ‘이제 세상이 바뀌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이제부터 우리가 가야할 길은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길이어야 한다.

△공정한 선발

모두가 알다시피 전유진은 노래공부를 체계적으로 해 온 가수 지망생이 아니었다. 2019년 7월 포항에서 열린 포항해변전국가요제에 중학교 1학년 신분으로 그냥 경험삼아 참가한 결과로 대상과 가수인증서를 획득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MBC 편애중계 프로그램과 TV조선 미스트롯 등 방송 경연대회에 참가하여 대중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이 전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2019년 포항해변전국가요제’ 심사위원들이다. 당시 김익상, 김광수, 김이영 심사위원들의 탁월한 안목과 선별 능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전유진은 없었을 것이다. 설령 그들이 그러한 혜안이 있더라도 수많은 지역유지들의 부탁과 트롯 가수 기획사들의 외압에 굴복하였다면 ‘조수미’나 ‘나나무스쿠리’와 같은 글로벌 스타가 될지도 모를 트롯 영재는 영원히 발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고인물’ 보다는 ‘잘’

전유진의 경쟁자는 대다수 일반인이 아니었다. 경쟁자들 중에는 최소한도 노래공부를 수년간 공부하였거나, 유명한 트롯가수 문하생들도 있었다. 우리 사회는 예로부터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해 왔다는 이유만으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권한과 자리를 주는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이제 글로벌 경쟁의 시대이다. 동네 안에서의 경쟁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 MBC의 경쟁자는 KBS가 아니라 넷플릭스와 유투브이다. 따라서 이제는 특정의 어느 한 분야에서 장기간 몸 담아온 자 이외에도 비록 그 분야의 신입이거나 아웃사이더라도 탁월하게 ‘잘하는’ 자가 있다면 당연히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대중의 가치

전유진이 유명해진 것은 가수 기획사가 키운 것이 아니라 대중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렇듯 대중은 당시에는 바보처럼 보여도 나중에 보면 언제나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보통 ‘대중’의 능력(판단력, 통찰력 등)을 폄하하곤 한다. 평균이라는 이미지를 가지는 대중의 능력은 언제나 엘리트의 능력보다는 낮게 평가되어 왔다.

대중에는 ‘집단지성’ 이라는 아주 강한 힘이 존재한다. ‘집단지성’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인간이 동물과 나뉜 결정적 요소이다. 종종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능력이 뛰어나서 큰 업적을 이루었다고 착각한다. 엘리트 자신의 업적 안에는 수많은 대중의 집단지성과 노력이 모여 있다는 사실을 모를 뿐이다.

아이폰은 애플이 만든 것이 아니라 터치스크린 등 8개의 핵심 특허가 모여서 이루어졌다. 각각의 특허에는 수많은 사람(대중)들의 아이디어와 손이 모여 완성된 것이다. 완전한 정보만 주어지면 대중의 능력은 엘리트를 넘어선다. 지금이 그러한 시대이다.

/대전테크노파크 감사팀장 경영학박사 권혁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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